경계에 선 사람들, 고려인

국경을 넘어, 시간을 건너온 이름들

by 김진석

안녕하세요, 사진가 김진석입니다. 이 공간을 통해 고려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고려인은 조선 시대 말(1861년)부터 1937년 10월까지 연해주에 살던 우리 민족을 일컫는 말입니다. 2016년 9월,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사진 작업을 통해 고려인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 존재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마주한 그들은 마치 제 얼굴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동시에 가슴 한편에 빚을 지고 있다는 무거움이 밀려왔습니다.


2019년 청와대 근무를 마친 후, 통장에 남아있던 잔고를 '영혼까지 끌어모아'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 카자흐스탄으로 떠났습니다. 약 2년간 러시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30여 개의 도시에서 3천여 명의 고려인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스스로 고려인이 되어 그들의 삶을 기록하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현재를 이해할 수 있고, 현재를 올바르게 바라봐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믿음으로 고려인 1세대부터 5세대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이 글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사진집 <고려인, 카레예츠>를 통해 짧게 소개되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연재는 매주 화요일, 금요일에 진행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궁금하신 내용은 언제나 피드백주세요.

2019.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고려일보 사진기자 출신으로 고려인들의 삶을 기록하며 평생을 살아온 빅토르 안 사진작가의 스튜디오에서. Photo by 김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