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못다 핀 꽃 한 송이 피우리라

by 무엇이든 씁니다

저녁 산책을 나간 남편이 목련 가지를 뚝 꺾어 가지고 왔다. 그 가지가 어마 무시해서 질색팔색을 했다. 아니, 세상에 목련 가지를 꺾는 사람이 어딨냐?


우리가 저녁 산책 다닐 때 다니는 샛길이 있다. 멀쩡한 길을 놔두고 샛길로 다니는 이유는 개 때문이다. 큰 길가에 한옥집 진돗개 두 마리가 우리 반려견 여름이가 지나갈 때마다 동네 떠나갈 듯 짓어대기 때문이다. 밤마다 동네 시끄럽게 하는 것 같아 샛길을 발굴해서 다니고 있는데 그 구석에 목련이 한 그루 서 있다. 근데 그 목련의 자리가 아주 옹색하다. 목련은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헌 집을 허물고 창고 건물을 지으면서 목련의 일조권을 고려하지 않고 대지에 건물을 가득 앉힌 것이다. 그렇게 건물로 둘러싸여 햇빛을 거의 못 보고 있어서 가지가 제대로 뻗어가지 못하고 땅을 향해 치렁치렁하고 늘어져 있고, 해를 못 보니 꽃을 제대로 피우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집에서 한번 피워보겠다는 생각으로 꺾어 온 것이다.


가여운 목련을 문전박대할 수도 없고 해가 잘 드는 곳에 꽂아두었더니 하루 만에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틀 만에 활짝 피었다. 어라, 뭔가 낯설다. 내가 알고 있는 목련과 너무 달랐다. 왜 그렇지? 몰랐다가 오늘 나가서 목련 나무를 보고 이유를 알았다.


보통 목련은 하늘을 향해서 꽃이 핀다. 그리고 우리는 목련을 위로 올려다본다. 그러니까 목련 꽃송이 뒷면을 보는 것이다. 또는 목련이 질 때 꽃잎이 접히거나 꽃잎이 떨어진 모습을 본다. 그러니 목련 속을 들여다볼 일이 한 번도 없다가 이번에 보게 된 거다. 참 세상은 넓고 모르는 건 너무 많고 배워도 끝이 없다. 무지막지한 남편 덕분에 오늘도 별꼴을 다 본다.


집에서 피운 목련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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