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을 감수하는 소비를 위해

by 요가여니


내가 바라는 지구를 위한 소비 환경 몇 가지.



1.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 도구 줄여나가기

과자 봉지 안의 플라스틱 용기, 김 봉지 안에 들어있는 플라스틱 용기, 두부 용기 두 개를 감싸고 있는 비닐포장, 식빵 봉지에 달려있는 고정 집게, 채소 포장 비닐 안에 들어있는 플라스틱 용기 등. 없어도 제품 포장에 아무 지장이 없는데도 들어가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은 차츰 줄여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라면 묶음 포장 비닐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는 것이다. 라면을 낱개로 구매할 수 있게 하고 몇 개 단위로 묶음 할인이 자동으로 적용되게끔 바꿀 수는 없는 걸까. 제품 여러 개를 묶기 위해 쓰인 포장 비닐은 집에 와 제품을 꺼내고 나면 1초 만에 버려지는 것들이라 가장 죄책감이 드는 부분이다.


2. 소포장 없애기

마트나 시장에 채소를 사러 가면 비닐로 소포장 된 모양이 항상 불만이었다. 포장을 미리 하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양만큼 자기가 가져온 봉지에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게에 따라 가격만 계산해서 바코드를 붙이면 되니 계산에는 지장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은 포장이 미리 되어 있으니 소비자는 정해진 양의 채소를 살 수 밖에 없고 비닐도 불필요하게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뉴질랜드에 있는 마트에 갔을 때 놀랐던 것은 모든 채소 코너에서 종이백에 자신이 원하는 만큼 담아서 구매를 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모든 채소나 과일이 비닐로 포장되어 번쩍번쩍 빛나는 우리나라 마트와는 사뭇 달랐다. 만약 이렇게 바뀐다면 먹을 만큼의 양만 사게 돼 제때 못 먹어 버리게 되는 음식 쓰레기가 줄고 비닐 사용량도 줄어들게 되니, 일석이조 아닌가. 물론 판매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겠지만 말이다.


3. 리필스테이션 만들기

가장 현실성이 없겠지만 그래도 생각하는 건 문제가 없으니 글로 정리해본다. 같은 제품을 매번 구매해서 플라스틱이나 비닐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용기를 가져와 원하는 양만큼 담아서 구매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이 접근성이 좋은 곳, 특히 마트에 많이 생겼으면 한다. 제로웨이스트샵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접근성이 낮고 단가도 높아서 아직 대중화되기에는 어려운 단계이다. 마트에서 구매하는 주방 세제, 세탁 세제, 섬유유연제, 샴푸, 린스 그리고 락스 같은 화장실 청소 세제는 매번 굳이 같은 플라스틱 용기를 사지 않아도 구매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고작 '편의성'이라는 이유로 만들어지는 불필요한 쓰레기가 너무나도 많다. 욕심 같아서는 시리얼이나 파스타면도 리필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시리얼은 일부 마트에서 시범적으로 리필스테이션을 운영중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4. 음식 포장시 용기 할인 적용

카페에 텀블러를 가져가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식당에 음식을 포장하러 갈 때 용기를 가져가면 할인해주는 것은 어떨까. 제로웨이스트라는 개념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김밥, 떡볶이, 햄버거, 심지어 피자나 케이크까지 용기에 포장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지만, 지구를 생각하는 '착한 마음'에만 기대는 캠페인 수준이라 아직은 유인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포장 주문할 때 할인이 되기 때문에 일부러 배달을 시키지 않는 것처럼, 용기를 가져와서 담아 가는 경우 할인을 해준다면 일회용 포장을 줄이는 데에 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용기를 가져갔는데도 번거롭다며 거절하는 사장님들을 만날 때가 있는데, 이런 문화도 함께 바뀌어나가길 바란다.


5. 제로웨이스트라는 이유로 필요없는 제품 사지 않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이지 않을까. 제로웨이스트가 하나의 삶의 형태로 규정되면서 나의 친환경적인 일상을 공유하고 인증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타인을 의식해서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게 된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인증'과 '보여주기'가 주가 되어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무리한 신제품 생산과 소비는 오히려 또 하나의 쓰레기를 만드는 것이 되고 있다. 지구를 생각하는 최고의 행동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예쁘고 군더더기 없는 제품을 사서 사용하며 친환경적인 삶을 지향하는 것은 좋은 태도이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힙하지 않더라도 '있어 보이지' 않더라도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것일 듯하다.



이런 소비 환경이 만들어지려면 너무도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꼭 바뀌길 바란다. 내가 채소나 과일을 스스로 담고, 집에서 용기를 가져가 음식을 포장해오고 세제나 샴푸를 담아오는 것.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지만 지구에서 건강히 살아가기 위해 그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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