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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브런치작가의 글 쓰기 노하우

울리는 진동 소리.

브런치에서 알람이 울렸다.

브런치에 들어갔다.

울리는 진동소리에 나의 브런치 구독자들이 하나, 둘 늘고 있었다.


'비행 그 행복한 중독'이라는 내 브런치 북이 감사하게도 요즘 뜨는 브런치북 20위안에 들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가장 큰 변화는 구독자 수가 45명이 늘었다는 것과 많은 라이킷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많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78명의 소중한 구독자님이 생긴 나의 브런치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눈물이 울컥했다.


사실 2년 전 나는 글을 쓸 생각이 없었다.

나는 승무원이었고, 세 살 된 딸을 둔 워킹맘이자,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난 그때의 일상으로도 충분히 바빴다. 그런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이유는 나의 아버지의 영향력이 컸다.


"딸아, 비행하며 느꼈던 것들을 글로 적어 보는 것은 어떻겠니? 의미 있는 일들은 기록하지 않으면 잊힌단다."


라는 아버지의 제안이 지금의 내가 있게 만들었다.


폐암 말기이셨던 아버지와 매일 1시간씩 통화하며 글 쓰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끔은 인생에 만난 어려운 숙제 같은 사건에 아버지는 지혜를 보태주셨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책 한 권을 아버지 손에 놓아드리고 싶었다. 아버지와 내가 만든 책이라고, 비록 책을 놓아드리진 못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브런치 작가가 됐고 아버지는 흐뭇한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그렇게 아프셨던 아버지를 웃게 하는 나의 글이 좋았다.


결국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리운 마음에 쓴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되면서 브런치의 구독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https://brunch.co.kr/@yeonilove77/31


나의 인생의 멘토이셨던 아버지는 내가 자라동안 몇 가지의 제안을 제시해 주셨다. 인생의 보물 지도 만들기, 대학원 가기, 글 쓰기 등등이 그것이었다. 아버지의 제안을 들어보고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바로 실행으로 옮겼다.


그렇게 내 메모장엔 하나, 둘 비행 이야기가 모이기 시작했다. 내 브런치 글 중 초반 50개의 글은 그 당시에 적어 놓았던 글들이었다.


처음엔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나의 글을 읽고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으니 어떻게 돌려드려야 할지 고민이 앞섰다.


그러던 중 브런치에서 나의 브런치 북을 많이 읽어 주시는 성별과 나이대를 분석해 주었다.


분석내용을 보니 나의 글을 읽는 1위 구독자는 30대 여성이었고, 다음이 40대 여성이었다.

나의 글을 읽는 사람들의 관심 키워드는 에세이, 에세이스트, 글 쓰기, 여행, 해외 생활이었다.


그래서 혹시 글 쓰는 부분에 관심이 있으실 분들은 위해서, 승무원을 하며 글을 쓰는 나만의 노하우를 적어보고자 한다.


1. 비행과 일상에서 만난 의미 있는 순간들을 기록한다.


나의 핸드폰 메모장엔 조각 메모가 많이 적혀있다. 인생에서 만난 의미 있는 순간들을 바로 메모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그 느낌 내가 배운 점에 대해서 간단히 기록해 놓고, 가장 쓰고 싶은 주제를 고른 후 시간을 들여 한 편의 글을 쓴다. 


몇 번 비행에서 의미 있는 순간들을 만났지만 너무 바빠서 기록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호텔에 도착한 후 피곤해서 기절한 듯 잠이 들었고, 한국에 돌아가니 아기 둘을 함께 육아해야 했기에 그 의미 있는 순간은 이미 나의 기억을 스쳐 지나간 후였다.


그러기에 인생에 의미 있는 순간을 만났을 땐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기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은 잊힌다.


2. 틈틈이 글을 쓴다.


나는 브런치의 대부분의 글들은 핸드폰을 이용해서 썼다. 승무원이고, 아기 엄마이며, 대학원 학생인 나에게 노트북을 켜고 앉아서 글을 쓰는 것은 사치였다. 아이 유치원 하원버스 기다리는 곳에 서서 글을 쓰고, 아이들이 잠든 새벽에 글을 썼다.


혹시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지만 글 쓸 시간이 없으시다 틈 나는 시간에 글을 쓰시길 추천한다. 나는 걸어가면서도 글을 쓰고, 비행이 끝난 후 호텔 셔틀버스에 기대앉아 글을 쓰곤 한다. 그 시간이 10분 20분이어도 그렇게 쌓이면 한 편의 글이 된다.


3. 나만의 경쟁력을 찾는다.


이제 곧 마흔이 가까운 나이를 살아보면서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나의 '경쟁력'을 아는 것이다. 내가 항공사에 지원했을 때도 '왜 우리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내가 회사에서 감사하게도 빠르게 대리로 과장 진급을 했던 이유도 나의 경쟁력을 잘 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나의 경쟁력이 있는 부분에 글을 쓰다 보면 글에서도 그 부분은 티가 난다.


남보다 내가 조금 잘하는 부분을 찾는 것.

그것이 육아가 될 수도 있고, 살림이 될 수도 있고, 시간 관리일 수도 있고, 내가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나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 나의 전문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쟁력은 1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승무원을 하며 박사학위를 위해 공부를 병행했으며, 사랑하는 남편과 결혼한 후 두 아이를 육아하는 것이다.


승무원의 전문성과 비행 경험을 글로 쓸 수 있고, 박사학위를 공부하며 겪었던 번아웃과 그 이후 찾아오는 뿌듯함도 적을 수 있다. 남편과 결혼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남자가 먼저 결혼하자 말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비법과  워킹맘의 육아 노하우에서도 적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혜롭게 해내갈 수 있는 시간 관리 법등을 적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쟁력 중 매력적인 요소를 파악해서 글을 쓰는 것 또한 인기 있는 글이 될 가능성이 높다.


4. 사람들의 평가 속에서 자유로워져라.


글을 쓰며 나의 생각과 반대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처음 브런치에 나의 글에 반대 의견을 보았을 때 덜컥 겁이 났었다.


'내가 잘못된 글을 쓰고 있는 건가?'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며칠 동안 생각의 시간을 가졌다.

이와 관련된 책과 각종 강의를 듣고 최종적으로 나의 생각을 종합해서 나에게 맞는 가장 좋은 결론을 내렸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글을 쓸 수 없다는 걸 이젠 잘 안다.


다른 견해는 인정하되, 나의 있는 그대로의 글을 사랑해 주는 고마운 분들을 기억하고 그 부분에 더욱 집중해서 글을 쓴다면 나다움을 잃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2년 7개월.

승무원이자 브런치 작가가 되고 깨달은 점이 있다.

바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글이 된다면 난 무엇을 깨닫게 되는 것일까?'


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니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배려심 넘치시면서 유쾌한 팀장님과 비행할 때와 신경이 날카로운 팀장님과 비행할 때 내가 배워야 하는 분은 누구이며 함께 일하는 승무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반응을 살펴보며 그 차이를 깨닫는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의 표정과 말씨 승무원에게도 예의를 갖추어 대하시는 태도에서 인품을 느끼며 내가 그분께 배워야 할 점을 찾는다.


지친 비행 후 시켜 먹는 치폴레와 한국에서 사 온 마음에 드는 책을 호텔 침대에 기대어 와삭 거리는 과자를 먹으며 읽는 시간에서 행복을 느끼는 걸 배운다.



배움의 연속인 삶.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의미 있는 순간을
기록해서

잊지 못하는 순간을
만든다는 것.

글을 쓰고 난 후
깨달았다.

글이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완독률 높은 브런치북에 등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778명의 구독자님들과 저의 글을 귀한 시간 내주셔서 읽어주시는 분들 너무도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저의 브런치를 조금 더 소통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런 글 써주세요'라고 생각하시는 것들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혹시 댓글이 부끄러우시다면 작가소개 밑에 '작가에게 제언하기'를 누르시면 저에게 메일이 오니 편하신 방법으로 알려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 쓰겠습니다.
늘 여러분에 삶이 평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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