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다.'
라는 생각이 든 지는 꽤 됐다.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오늘도 아침 비행을 가고 있다.
나이가 드는 것이 좋은 이유는, 봄이라는 이 계절이 얼마나 짧은지 안다는 것과 자랑하듯 반짝이는 초록의 나무와 예쁜 꽃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그간 찍어 놓은 사진들을 보면, 어쩜 이런 인생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의 반짝이는 바다 앞에서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행복하게 찍은 사진. 사랑하는 가족들과 축제 때 맛있는 것을 먹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 사진.
한 장 한 장 나의 추억이 나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매일매일 반짝이는 별천지인 인생을 살고 있는 듯한 느낌.
사랑하는 가족들.
내가 좋아하는 일.
해야 하는 많은 것들.
늘 생각한다.
내 인생의 마지막이 즐거웠던 소풍이 되면 좋겠다고. 나의 아버지의 유언처럼 하고 싶은 것을 다해서 후회가 없다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고.
지금껏 최선을 다해 살았고, 앞으로는 쉼이 곁들인 최선의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내일이 없이 치열하게 살아왔던 30대를 지내왔더니 몸이 말한다. 이제 무리할 때가 아니라고.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건강이라는 것.
운동이 첫 번째가 된 삶을 살아가니 몸이 건강해졌고, 삶의 효율이 커졌다.
요즘의 일상은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자유 시간에 편하고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일할 때는 집중해서 일하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틈새 시간에 공부를 한다.
요즘 한창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을 절실히 공감하는 요즘이다. 한두 번 보면 외워졌던 단어들도 오랜 시간이 걸리며 외우고 있다.
다행히 20살과 30살을 걸쳐 회사에서 필요한 자격을 취득했고, 박사 학위도 번아웃으로 멈췄지만 논문 전까지 끝내 놓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선물 보내놓은 듯한 느낌.
젊었을 때 몇 달 동안을 3시간도 안 자고 매일 논문을 쓰고, 진급 시험을 공부하고, 비행을 했던 시간들을 보냈다. 크게 아프고 나서야, 건강이 영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20살 젊은 날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보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때의 젊음과 체력이 돌아오지는 않기에, 공부든 노는 것이든 최선을 다해서 20살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맞이하는 내 인생의 여유로운 삶.
사실 일상은 바쁘다.
운동하고, 비행하고, 육아와 공부까지.
하지만 마음가짐을 바꿨다.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인생의 성과를 내기 위해 스쳐 지나간 수많은 봄을 지나며 깨달았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구상님의 '꽃자리'라는 시처럼.
내가 있는 이 자리가 꽃자리인데, 내가 있는 이곳을 망각하고, 가치 있는 것만 해야 한다는 굴레의 감옥에 나를 가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사람이 살아온 세월이 있기에, 또다시 쉬지 않고 열정으로 무언가 하며 힘들어하는 나에게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내가 있는 이 자리가 꽃자리라고.
열정적인 삶도 좋지만
한 템포 쉬고,
즐기자.
내 인생의 봄은
바로, 지금이니깐.
*이미지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