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일기 사용설명서
한 줄 일기로 시작된 불렛저널
매달 불렛저널 셋업에서 빠지지 않는 컬렉션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 줄 일기’! 나는 한 줄 일기를 쓴다. 불렛저널을 입문하고 먼슬리 다음으로 가장 처음 그려본 컬렉션이다. 이후 자유도가 높은 불렛저널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컬렉션을 따라 하곤 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남에게 맞춰진 기록방식은 나에게 맞을 리가 없었다. 따라 한 기록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컬렉션은 ‘한 줄 일기’였다.
한 줄 일기는 하루에 한 줄만 쓰면 되는 일기다. 한 줄만 쓰면 되기 때문에 기록의 양이 적어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바쁜 현대인에게 이만큼 쉬운 일기 쓰기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볍게 습관 만들기 미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줄 일기의 특성상 짧은 내용만 담을 수 있어 많은 내용을 기록하기 어렵다. 또 주말, 공휴일 할 것 없이 매일 써야 하므로 부담될 수도 있다.
한 줄 일기 즐기기
한 줄 일기를 쓴 지 3년 차가 됐다. 이쯤 되니 나만의 기록법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줄 일기는 다양한 주제를 응용하면 더욱 알차고 즐거운 기록으로 거듭날 수 있다.
2023년 초반까지만 해도 ‘감정’이라는 키워드가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 자주 등장했다. 나도 당시에 감정일기를 썼다. 오늘 나의 감정이 어땠는지 그렇게 느낀 이유가 무엇인지 30일 동안 차곡차곡 써 내려갔다. 행복한 날이 절반 이상일 거라고 자부하며 시작했던 것과 달리 슬픔과 절망, 두려움, 불안 같은 감정을 느꼈던 날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나는 이전까지 긍정적이고 밝고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의 매일은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가 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그 이유는 앞서 말한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매일 ’행복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루하루 작게 보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날이 종종 있지만, 모든 걸 통틀어 바라보는 시선은 항상 긍정적인 감정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감정일기를 통해 나의 건강한 마인드를 깨닫고 기분이 좋아졌다. 내 이야기가 자랑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만족감을 얻는 것도 기록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감정일기처럼 매일 감사할 일을 찾는 감사 일기나, 남편 관찰 일기, 육아일기, 식집사 일기, 운동 일기 등 다양한 주제로 한 줄 일기를 즐길 수 있다. 매일 하나의 문장을 수집하는 것도 있고 오늘의 이슈처럼 뉴스를 요약해 볼 수도 있다. 한 줄 일기는 단순히 일기가 아니라 나의 감정을 살피고 나를 탐구하고 가족을 돌보거나 자기 계발까지 할 수 있는 만능 기록법이다. 만약 내가 언급한 주제 중에서 눈에 띄는 게 있다면 딱 한 달만 한 줄 일기를 실천 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