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다이어리다. 각자 취향에 부합하는 다이어리에 보다 즐거운 기록을 할 수 있도록 '나에게 맞는 다이어리 고르는 방법'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다이어리 크기와 제본방식, 속지구성, 종이질까지 다이어리의 선택 기준은 총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나에게 맞는 다이어리 고르는 방법
1. 다이어리 크기(A5와 A6 등)
다이어리는 A5와 A6 사이즈가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크기다. 그만큼 종류가 다양해 구매 시 선택의 폭이 넓다. 나는 A5부터 A6, B6 등 다양한 사이즈의 다이어리를 사용하고 있지만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크기는 A5이고 그다음이 A6다.
A5 사이즈는 불렛저널 방식의 기록을 할 때 가장 적절한 크기라고 느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다양한 컬렉션을 편하게 그려낼 수 있다. 하지만 기록의 양이 적거나 불렛저널을 쓰지 않는 사람 등 일부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겐 A6 사이즈를 사용하길 권한다.
A6 사이즈는 A5의 절반 크기로 비교적 작아서 휴대성이 매우 뛰어나다. 외출용으로 적당한 사이즈에 많은 양을 적지 않아도 금방 채워지는 사이즈라고 느낀다. 장점이자 단점인 것은 조금 큰 사이즈의 스티커를 붙이면 페이지가 절반 이상이 가려질 정도다.
이 외 사이즈로 A7이나 B6도 있고 브랜드마다 고유의 사이즈도 있다. 다양한 사이즈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가까운 문방구나 서점에 들러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빈 종이에 사이즈대로 자를 그어 확인하거나 집에 있는 도서의 크기로 비교하는 것도 방법이다.
2. 제본 방식 (양장과 바인더)
매년 연말이 되면 서점 매대에 신상 다이어리가 쌓여 있다. 거기서 흔히 볼 수 있는 건 양장 제본 방식의 다이어리다. 내구성이 좋은 하드커버와 접어 쓰기 편리한 소프트커버의 양장 제본이 가장 보기 쉽다. 디자인이 참 다양하고 예쁜 제품이 많지만 망친 페이지가 있으면 깔끔하게 찢어버리기 어렵기 때문에 한때 피했던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양장제본을 구매할 때 하나 꿀팁을 알려주자면, 180도 펼쳐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갈수록 글씨를 쓸 때 불편함은 물론이고 교과서나 참고서처럼 가운데 부분이 접히기 때문에 펼치기 또한 불편하다.
양장 제본을 쓰기 전까지는 6공 다이어리와 20공 다이어리처럼 바인더를 사용했다. 망친 페이지가 있으면 찢을 필요도 없이 바인더에서 꺼내 버리면 돼서 선호했다. 요즘 힙한 느낌이나 레트로 감성으로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속지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6공 다이어리는 속지를 여럿 구매해 내가 원하는 구성대로 레이아웃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3. 속지 구성 (날짜형과 만년형 그리고 노트형)
판매되는 다이어리를 보면 크게 날짜형과 만년형으로 나뉜다. 날짜가 모두 적혀 있으면 내가 직접 쓰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 하지만 기록하지 않고 넘어간 날은 텅 비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만큼 바빴구나 하고 넘기면 될 것을 그 꼴이 보기 싫어 앞의 몇 장만 쓰고 방치해 버리기 일쑤였다. 이미 꾸준히 기록해 왔거나 빈 공간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날짜형을 추천하지만 혹시 나와 같다면 날짜형 보다는 만년형을 추천한다. 또 날짜형과 달리 만년형은 몇 월에 시작해도 상관없는 게 장점이다.
6공 다이어리만 사용했을 땐 내 마음대로 속지를 구성해서 사용했다. 양장 제본으로 관심을 돌린 뒤로는 여러 다이어리를 찾아보며 속지 구성을 찾아봤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갖춘 구성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다이어리 구성이 아닌 노트형으로 주로 쓴다. 몇 년 전에는 무지와 모눈을 가장 많이 썼고 현재는 도트와 줄지만 쓰고 있다. 노트형은 내가 원하는 구성을 그리면 돼서 자유도가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에겐 어려울 수 있다.
4. 종이질
생각보다 종이의 세계도 참 다양하다. 제품마다 평량도 질감도 다르다. 자주 보이는 평량은 80g이고 조금 두껍다 싶으면 100g이거나 120g인 경우도 있다. 질감도 종이에 따라 부드럽거나 적당히 거칠다. 또 색감에 따라 눈처럼 하얘서 깔끔하거나 미색으로 눈아픔을 줄여주는 종이도 있다.
만년필을 사용한다면 종이의 질은 필수 확인 요소다. 만년필은 일반 펜과 다른 종류의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만년필을 구매했다가 잉크가 번지고 거미줄이 생기고 뒷장을 뚫고 나오는 걸 보고 충격받은 적이 있다. 일반적인 젤펜도 못 버티는 종이가 있다고 들은 적도 있다. 그만큼 사용하는 펜의 종류에 따라 종이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종이 소개는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다음에 따로 글을 써서 올릴 예정이다. 그전에 만년필 사용이 가능한 종이를 몇 가지 알려주자면 토모에리버와 비세븐스노우지, 밀크 프리미엄이 있다. 미도리나 로이텀, 클레르퐁텐 등 만년필 사용이 가능한 종이를 쓰기로 유명한 브랜드가 있다.
'다이어리 추천해 주세요'
나는 매년 연말에 신상 다이어리를 구입하고 틈틈이 노트를 구매한다. 평소에도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다이어리를 여럿 사용하고 있다. 기록 크리에이터 있다 보니 사람들에게 다이어리 추천 질문을 종종 받는다. 질문을 받으신 신이 나서 최애 브랜드의 A부터 Z까지 설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내가 좋아하는 다이어리를 추천하다 보면 나의 취향이 도드라져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다이어리를 추천하다 보면 사뭇 다른 취향에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래서 아무리 좋아하는 브랜드여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장단점을 모두 설명해 주려고 노력한다. 기록에 필요한 핵심 도구인 만큼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리를 고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다이어리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 기록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