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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하는 행동도 놀이입니다

짚라인과 미끄럼틀에서 어른들의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놀이

by 이연재

서울형 키즈카페를 방문하며 컨설팅중이다.


관악구 어느 곳에 짚라인이 설치된 곳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놀이시설로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았다는걸 서류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그 이유를 관리 주체자와 지원부서도 모르고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하네스'를 착용하고 이용할 경우, 놀이시설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안전기준 의무사항에서 제외된다. 그만큼 내구성과 안전성은 보장되기가 어렵다.)


짚라인 시설만 보면 안전하지 않은 부분이 여러 곳 보였다.

우선, 사용방법은 안전모와 하네스를 착용하고 타야한다. 손잡는 부분이 스틸인데 종종 머리와 이마를 부딪히는 일이 있어서 보호스티로폼을 붙여놓았다.

내가 직접 타 보았다.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속도면에서는 아이들이 스릴을 느끼기 충분했고, 그만큼 마지막 멈추는 충격부분이 강한 편이었다. (그래서 하네스가 필요한 이유였군)


운영방법은 1회당 3번씩 안전요원이 태워준다.

"왜 3번씩 태워주지요?"

"한 번 타면 너무 아쉬워하고, 다시 줄을 길게 서야하니, 부모들이 항의가 많았어요. 그래서 줄 섰다가 한번에 많이 타고 다른 데 가서 놀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반복해서 좋아하는 걸 타러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행동도 놀이가 됩니다.
그런데 어른들이 그 놀이조차 빼앗고 있습니다.

미끄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각자 나이에 맞게, 자신의 신체 능력에 맞는 미끄럼의 길이에서 반복해서 타는 걸 좋아합니다. 어린 나이일수록 아마 수도 없이 반복해서 타는 걸 본 적이 많을 것이다.

엄청나게 크고 긴 미끄럼틀이 설치된 곳에서는 어떤가? 짧은 미끄럼틀에서 노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는다.


"연령대에 맞는 도전의 크기와 인내, 즐거움의 크기를 고려해야 한다."



이 공간의 안전을 위해 체크하고 개선해야 할 점은,

1. 짚라인을 탈 때, 잡는 기둥 부분에 보호스티로폼이 있을 경우, 어린이의 손 쥐는 간격을 넘어서서 안전하게 꽉 잡기 어렵게 된다. 오히려 얇은 미끄럼방지매트(예-다이소)를 붙이는 게 잘 잡고 있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2. 마지막 충격부분이 강하므로 아이에게 알려주고, 하네스를 반드시 착용

3. 한 번씩 타고 다시 타고 싶으면 줄을 서서, 원하는 것을 위해 기다림이 필요하고 다른 친구들이 타는 걸 보면서 자신의 놀이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설레는 시간과 기회를 주기

4. 짚라인이 운영되지 않을 경우는 공간활용을 위해 아이들이 들어와서 놀아도 되도록 열어두는 것은 금지

그 이유는, 아이들은 단순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다. "여기는 짚라인이 빠르게 움직이는 공간으로 주변에서 노는 것은 위험함" 아니면 "여기는 막 뛰며 놀아도 되는 공간". 이것은 명확하게 한 가지로 인식되도록 정해주기


아이들이 반복하는 행동도 놀이다.

오늘도 놀이터에서 부모의 목소리가 들린다.

"ㅇㅇ야, 계속 그네만 타지말고, 다른 것도 타고 놀아~ 넌 왜 계속 그네만 타니? 안 지겨워? 얼른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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