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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Oct 11. 2019

유니클로엔 여전히 사람이 없을까

수출규제 100일. 불매운동과 국산화 현주소

10월 11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시작된 지 100일을 맞았다.


"한국은 곧 망할 것이다"라는 우려가 쏟아졌지만 아주 타격이 없는 것도 물론 아니지만, 

분명한 건 "위기는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우려됐던 생산 차질 없이 공급선을 넓혔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국산화에도 보란듯이 성공중이다.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업계 생태계는 강화됐고, 자발적으로 불타오른 '보이콧 재팬'은 일본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일본 내 아베 총리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자발적으로 국민들은 불매운동에 나섰고, 7월 유니클로 매출은 수출규제 직전 달인 6월에 비해 70%나 급락했다. 


수출규제와 동시에 보이콧 재팬도 100일째. 

유니클로엔 여전히 사람이 없을까.

일본 맥주, 더이상 마시지 않을까.

명동 유니클로와 일대 편의점에 직접 가봤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게 보였다.

명동엔 여러 편의점 중에서도 세븐일레븐이 많았다. 처음엔 기분탓이거니 했는데, 검색해보니 실제 수가 많았다. 


**위 사진은 검색 첫 페이지일뿐, 다음 페이지들로 쭉~ 넘어가도 세븐일레븐이 CU나 GS25 등보다 더 많다. 명동 성당 근처에서만 세븐일레븐 세 곳을 찾았다. 명동 성당 지하에도 있더라.


그리고 세븐 일레븐엔 일본 맥주가 많았다. 아사히, 아사히 흑맥주, 산토리, 기린, 삿포로, 아사히그룹 소유인 필스너우르겔, 코젤도 다 있었다. 세븐 일레븐이 일본 회사니, 뭐, 그렇겠지. 그리고 명동이라는 특수성도 무시 못하고. 일본 관광객은 물론이고 일본 맥주가 워낙 유명하니, 관광 산업을 위해서라면;;; ㅎㅎ 


다른 브랜드 편의점에도 일본 맥주가 종류별로 진열돼 있었다. 그래도 직접 다녀간 편의점 10여곳 모두  4캔에 1만원' 하는 할인 행사에선 일본 맥주는 빠져 있었다.


명동 유니클로를 안 가볼 수가 없었다. (워낙 초입에 있으니;;)


내심 기대했다. 여전히 사람이 없으리라. 

일본이 망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 절대. 

아픈 과거사는 있지만 분명 배울 점도 있는 나라고, 

일본에서 도움 받은 경우도 있고, 음식도 맛있고, 한일 관계가 좋아지면 또 여행가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 이웃 나라가 망하면 우리도 타격을 입을 지언정, 득볼 것도 전혀 없다.


다만, 일본이 우리나라를 계속 식민지처럼 여기고, 무시하고 깔보는 행태는 사라졌으면 한다.

그래서 자본주의 시대에 불매운동이 단연코 정답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일본에 경고 사인을 보낼 수는 있었으면 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1층 '생각보다 조금 있지만 이정도는 뭐..'

2층 '흠.. 제법 있네..'

3층 "헉!!!!!"

4층까지 있었는데 못 올라갔다. 


세일이라 그런 거겠..죠????


그래 명동이니까..

관광객들도 있고...

허나 들리는 건 한국어... 외국인들도 있었지만..


명동이잖아. 명동이라서 그래.

...


ZARA, H&M, 탑텐, 8세컨즈도 있었지만..

여기도 손님이 없는 건 물론 아니었지만

유니클로만큼 붐비지 않았다. 


유니클로 옷이 예쁜가보다.



**아래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WzzRcdK--AY




수출규제 100일. 

우려됐던 생산 차질 없이 공급선을 넓혔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국산화에도 보란듯이 성공중이다.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업계 생태계는 강화됐고, 자발적으로 불타오른 '보이콧 재팬'은 일본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일본 내 아베 총리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의 타깃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였다. 대일 의존도가 가장 높은 아킬레스건이자 한국의 주력 산업을 겨냥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일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핵심 품목을 개별 허가 품목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사흘 뒤인, 7월 4일부터 곧바로 시행됐다. 이어 지난 8월 한국을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했다.


업계는 비상이 걸렸고, 소재 공급 차질로 생산 중단이 불가피할 거란 우려가 쏟아졌다. 국내 업계는 재고를 아껴가며 공정을 운영했고, 우회 공급선 발굴에도 서둘렀다.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중국·대만 등에서 들여온 불화수소를 일부 공정에 도입하는 발빠르게 대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으로 단일화됐던 소재 공급선을 미국·싱가포르·대만등 여러나라로 다변화했다.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됐던 불화수소(에칭가스)는 대체재를 확보하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9월부터 반도체 공정 일부에 솔브레인 등 국내업체가 만든 불화수소를 투입한 상태고, SK하이닉스도 국내 중소기업인 램테크놀로지의 액체 불화수소의 최종 품질 시험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주로 사용하고 있는 포토레지스트에 대해서도 벨기에 등을 통해 일본산을 우회 수입하는 방안을 찾으면서 숨통이 트였다.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만큼은 국내에서 기술 개발을 마친 소재를 100% 대체하는 수준까지 가능해졌다.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불화수소 국산화 테스트를 끝내고 양산라인에 본격적으로 투입에 들어간 것이다. 재계에서는 지금 이런 속도대로라면 "1년 안에 일본 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약 30~4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망하기도 한다.


'100년 소재왕국'이라 불리는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거란 예상을 빗나가게 한 것이다. 오히려 일본 내에서 한국 시장 판로가 막혀 자국 업체들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고생하는 동안, 국민들은 '보이콧 재팬'으로 맞섰다. 일본엔 부메랑이 됐다.


'보이콧 재팬'으로 일본을 오가는 비행기 탑승률이 급감해 지난달에도 10석 중 4석이 비는 수준이 됐다고 국토교통부는 집계했다. 올해 여름 휴가철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이 확 줄면서 일본의 생산유발 감소액이 3537억원에 달한다는 한국경제연구원 분석도 나왔다. 이는 한국의 생산유발 감소액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 맥주와 자동차의 판매량도 급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약 700만원선에 그쳐 사실상 수입 중단 수준이 됐다.


우리 정부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함께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반격을 했다. 대화의 손길을 거부하며 요지부동인 일본을 우리 역시 '공조가 어려운 상대'로 분류해 사실상 비백색국가 수준의 제재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일에는 대통령 직속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가동한다.


불매운동으로 역풍이 불면서 일본 언론에서조차 "경제적 피해가 참담한 상황이다" 이렇게 보도가 나올 정도다. 일본 언론은 사실상 정부가 통제하고 있다는 일본 내에서도 이제는 아베에 대한 비난과 야유가 쏟아지는 상황. 특히 지금 일본에서는 "지소미아를 종료하게 된 것도 아베 정권의 패착"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일본은 지금 북한쪽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지 못하고 있어서 '위기'라는 인식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일본은 계속해서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고 외교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일본은 절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만 일본 내 우파들의 지지율을 계속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리나라와 일본은 10월 11일부터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양자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급격한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 일부에 대해 허가를 내준 것도 WTO 제소에 대비하기 위한 명분 쌓기 측면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어찌됐든, 다 떠나서 우리 힘을 기르는 건 좋지만, 계속해서 한일양국의 갈등골이 깊어지는 상황은 피한다고 업계는 당부한다. "수출규제 100일 동안 공급망 다변화 등 국내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좋아진 측면도 있지만, 단기간에 완전한 국산화를 실현하긴 어려울 뿐더러, 한일 갈등관계를 틈타 미국이나 중국이 기술 선점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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