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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Sep 19. 2020

천천히 가도 괜찮다, 속도보다 방향이다

'나'만 바라보고 살다가 '나만 바라보는' 딸이 생겼다

https://www.folin.co/story/1186



폴인인터뷰_일하면서도 아이 키웁니다

평소 유료 구독하던 폴인에
제 얘기가 실렸습니다.

트렌드를 읽고 인사이트를 주는 매거진에
제 인터뷰라니 ^^;;;

어린 딸 하나 키우면서 감히 워킹맘이라하기도 부끄럽네요.
그래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상황에 놓이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아서

저는 이렇게 여성에서 엄마가 되는,
제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폴인에서 기분 좋은 설렘과 자극을 얻듯
세상의 모든 엄마들도
제 이야기에 공감과 위로를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키우면 제게 쏟는 시간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어서 자꾸 잠을 줄이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채근하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저를 다잡아요.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다독이며 스스로를 너무 옥죄지 않으려 노력하죠.”


Q. 무슨 일 하세요?

저는 CBS 산업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로 IT나 이커머스 업계를 취재하고 재계, 유통, 항공 분야 취재도 맡고 있습니다.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기사를 통해 업계 이면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Q.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보통 제 하루는 오전 4시30분부터 시작해요. 일어나면 제일 먼저 침대 정리를 하고, 오늘 하루를 주심에 감사 기도를 드립니다. 그러고 요가를 10분 정도 하며 몸을 깨운 뒤, 출근 전까지 브런치에 글을 쓰거나 유튜브 영상을 편집해요. 영어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저는 출근 전에 할 일을 미리 하는 게 좋아서 삶의 패턴을 새벽형으로 바꿨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오전 4시30분에 일어나는 걸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새벽에 부스럭거리니 아이가 깨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알람은 늘 오전 4시30분에 맞춰 둡니다.


저희 아이는 이제 생후 20개월인데요. 결혼 5년 만에 와준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딸이죠. 제가 운전을 못해서 남편과 제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함께 데려다주고 출근해요. 하원한 뒤에는 시터님이 아이를 돌봐주시죠. 대신 시터님은 오후 6시30분에 퇴근을 해야 해서 저는 최대한 빨리 기사 마감을 하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물론 일을 오후 6시까지 마감하지 못하면 아이를 재우고 밤에 일하기도 하죠.


평상시에는 퇴근 후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오후 9시30분~10시 사이에 아이를 재워요. 그리고 저는 1시간 정도 운동을 합니다. 플랭크, 스쿼트, 푸시업, 스트레칭 등 홈트레이닝을 하죠. 디스크가 있어서 운동을 소홀히 하면 허리가 아프거든요.


새벽에 일찍 일어나 브런치 글을 쓰거나, 유튜브 영상을 편집해요. 출근 전에 개인적인 일을 미리 하는 게 좋더라고요.  ⓒ김연지


Q. 아이를 낳기 전과 후, 커리어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나요?

아직까지 업무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변화가 생긴 건 없어요. 다만 저녁 미팅이나 커리어 향상을 위한 투자는 언감생심이죠(웃음). 아이를 낳고도 변함없이 일하는 저를 보면 세상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가 어려서 제가 아직 불이익을 경험하지 못한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둘째를 낳거나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회사를 그만두는 분을 많이 봤거든요. 아이가 둘 이상 되면서 체력적·경제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육아와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 일을 어쩔 수 없이 그만두는 모습이었죠. 그래서 저도 둘째를 낳고 싶은데, 한편으로 걱정이 밀려오곤 합니다.


Q. 아이를 키우고 일하면서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하나하나 이야기하면 너무 많지만, 한 마디로 압축하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인 것 같아요.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떼를 쓰는데 아무리 달래도 그치지 않고 저는 아이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없을 때 같은 순간이죠.


또 육아로 남편과 싸우게 될 때가 정말 힘들어요. 아이 앞에서 싸우는 날이 가장 속상합니다. 저는 코로나19가 한창 확산 중일 때 복직을 했어요. 그때는 저도 회사에 적응하고, 아이도 어린이집에 적응하게 하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집에 와서 저녁 차리고, 아이의 밥도 먹이고 청소하면서 매일 퇴근하고 집으로 출근하는 기분을 실감했죠. 그렇게 녹초가 되어 하루를 마치면 말수도 줄고, 남편에게 화가 나더라고요. ‘남편이 집에 조금만 더 일찍 와주면 좋을 텐데’, ‘나는 저녁 약속은 꿈도 못 꾸고, 하고 싶은 거 다 참고 부랴부랴 집에 오기 바쁜데’ 와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아이가 있기 전이나 후나, 남편의 삶은 달라진 게 없는데 제 일상만 변한 것 같아 억울했어요.


물론 남편도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을 거라고 머리로는 이해를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했죠. 한때는 그런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퇴근 후 아이를 돌보지 않고 커리어를 위해 다른 일을 하면 엄마의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제 일을 하는데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고, 엄마가 된다고 꿈이 없어지는 게 아닌데도 말이죠.


당시에 저는 여전히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인식에 기반한 사회적 시선에 어긋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일을 잘 하고 아이도 잘 키운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던 거죠. 제 몸 하나도 잘 건사하지 못하면서 말입니다. 아이에게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고, 제 일상과 꿈도 지키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많이 방황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복직 5개월째인 지금은 남편과 잘 지냅니다. ‘전우애란 이런 거구나’라고 느껴요(웃음). 물론 전혀 안 싸울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이 앞에서만큼은 절대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Q.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동료, 후배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거예요. 물론 엄마의 행복을 위해 아이를 방치하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하루에 한 시간, 아니 30분 만이라도 자기만의 시간을 꼭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요즘은 육아 휴직이 가능하고, 다양한 육아용품도 많다 보니 “애 키우기 참 편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제도와 도구가 마련됐다고 해서 엄마가 행복해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내 꿈을 위해 앞만 보며 달려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아이와 단둘이 집에만 있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들어요. 어느새 ‘내가 없어지고 있다’는 상실감이 들기도 하죠.


물론 부모를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소중한 아이도 ‘내’가 지켜야 할 존재입니다. 하지만 ‘나 자신’ 역시 ‘내’가 지켜줘야 할 존재예요. 저는 다행히 육아휴직 중 유튜브를 하고 브런치에 글을 쓴 일이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방황하는 저를 붙잡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또 아이와 절대적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보다 한 시간을 보내더라도 최선을 다해 놀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출근 전 30분, 퇴근하고 아이가 잠들 때까지는 휴대전화도 내려놓고 최선을 다해 아이와 마주하고 놀아주는데요. 만약 온종일 아이와 같이 있는다면 이렇게 못 할 거예요. 육아휴직 때는 이렇게까지 열심히 놀아주지 못했거든요. 오히려 같이 보내지 못한 시간이 아쉽고 미안해서, 함께 있을 때만큼은 아이에게 더 집중해서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일을 더욱 탁월하게 잘 해내기 위한 연지님만의 노력이 있을까요?

일을 잘 하기 위해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써요. 목, 허리 디스크가 있어서 최소 30분 스트레칭, 요가, 플랭크 등의 운동을 하죠. 그런데 홈트레이닝만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일주일에 2~3번이라도 웨이트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또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매시간 단위로 계획을 짜고, 자기 전에는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생각해요. 더불어 나는 오늘 행복했는지, 무엇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곱씹어 봅니다. 오늘 하루 감사했던 것에 대해서도 적어보고요. 이런 활동들은 더 나은 내일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조급해지려고 할 때는 멀리 보려고 노력해요. 아이를 키우면 제게 쏟는 시간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어서 자꾸 잠을 줄이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채근하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저를 다잡아요.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다독이며 스스로를 너무 옥죄지 않으려 노력하죠.


아이와 함께 있을 땐, 휴대폰도 내려놓고 오로지 아이에게만 집중합니다. ⓒ김연지


Q. 프로페셔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의 원칙은 무엇인가요?


“할 수 있을 때 하자. 후회 없이 살자”


시간은 저를 기다려 주지 않고, 아무리 대단한 아이디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하고 싶은 게 있고, 그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일단 해봅니다. 그러고 나서 계속 더 할지 말지를 판단하죠.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어떻게든 후회 없이 행복하게 보내고 싶거든요. 그래서 일이든 인간관계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하죠. 설사 결과가 나쁘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그때 더 잘할걸’이라는 후회는 남지 않더라고요.


 Q. 최근의 성취 중, 연지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건 무엇인가요?


제 유튜브 채널에 올린 ‘베이비 박스’ 영상이 162만 뷰를 기록한 거예요. 아이가 입다 작아진 옷과 기저귀 등을 기부하러 가면서, 아기들이 엄마의 품이 아닌 베이비 박스에 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영상에 담았는데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응원해 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 영상과 함께 구독자 수 2만명 달성에 감사하며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고 전했더니, 많은 분들이 제 영상을 보고 봉사활동을 문의하거나 기부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분은 여름을 잘 보내라고 에어컨도 기부하셨대요. 그래서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에서 고맙다는 뜻으로 제 캐리커처가 그려진 액자를 선물해 줬어요. 기자로서 상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행복하고 가슴이 벅찼습니다.


최근의 성과는 폴인에서 인터뷰 요청이 온 거예요(웃음). 폴인을 구독한지 3개월 정도 되었는데 진작 알았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거든요. 스스로 ‘이렇게 유익한 기사를 써야지’라고 다짐하기도 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보며 기분 좋은 자극을 받았어요. 그런데 폴인에 제 이야기가 실리다니! 심장이 나풀나풀했답니다(웃음).


Q. 연지님은 뭘 할 때 행복감을 느끼세요?


아이가 저를 보고 웃어줄 때와 남편이 지금도 예쁘다고 해줄 때요(웃음). 무엇보다 제가 세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는 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좋을 때죠. 회사에서 받는 좋은 평가도 저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제 브런치 글과 유튜브 영상을 보시는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실 때 너무 행복해요.


“오늘도 좋은 영상 감사하다”, “광고도 넘기지 않고 다 본다” 같은 말씀을 해주실 때, 제가 감히 누군가에게 그럴 만한 존재인가라는 의문이 들어요. 동시에 유익한 콘텐츠로 보답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기죠. 제 콘텐츠를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기쁩니다.


Q. 일과 육아를 하며 생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웃긴 영상을 보면서 일단 힘든 상황을 피해요. 정확히는 자꾸 그 힘든 상황에 매몰되지 않으려 하죠. 저는 유튜브 <와썹맨>과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팬이에요. 최근에는 유튜브에 편집되어 올라오는 드라마 <감자별> 영상이나 개그우먼 안영미님, 장도연님의 영상도 보고요. 재미있는 영상을 보며 일단 힘든 감정에서 벗어나고 난 뒤, 문제 해결책을 찾습니다. 주로 손으로 글을 쓰며 방법을 생각하거나, 관련 책 또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봐요.


때로는 춤도 춥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댄스동아리 리더였거든요.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고 나면 힘든 게 싹 잊히더라고요. 한창 운동에 열중할 땐, 스트레스가 생기면 더 열심히 운동했어요. ‘분노의 레그프레스’라고도 하는데요. 예전에 참가한 피트니스 대회를 준비하면서 레그프레스를 120kg 중량으로 30개씩 5세트를 할 때도 있었어요. 그럼 허벅지가 진짜 불에 타는 것 같거든요. 그 순간은 정말 죽을 것 같지만, 그렇게 죽음의 코앞(?)까지 갔다 오면 나를 괴롭힌 일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더라고요.


그리고 ‘후회 없이 살자’가 제 가치관인 만큼, 최대한 빨리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삶에서 가장 젊은 날인 오늘을 힘들게만 보내고 싶지 않거든요.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받을 땐 춤을 추거나 재미있는 영상을 보면서 일단 힘든 감정에서 벗어납니다. ⓒ김연지


Q.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요즘, 일 또는 육아에서 생기는 어려움이 있나요?


육아휴직에서 복직할 무렵에 하필이면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됐어요. 코로나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연차를 쓰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결국 아이를 긴급돌봄으로 맡길 수밖에 없었죠.


보통은 어린이집에 아이를 처음 보낼 때, 엄마와 함께 교실에 들어가서 1~2시간씩 같이 있다가 나오는 ‘적응기간’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긴급돌봄 때는 적응기간 없이 아이와 어린이집 앞에서 헤어져야 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엄마와 떨어져 서럽게 우는 15개월짜리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저 역시 모든 게 처음이고, 이런 상황은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한 2~3주 동안은 아이가 하원할 때까지 간식도 밥도 안 먹고, 기저귀도 못 갈게 했다는 얘기에 한숨만 나왔습니다.


약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아침마다 아이가 먼저 가방 들고, 신발 챙기면서 어린이집에 가겠다고 나섭니다.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아이는 “엄마, 아빠, 안녕” 정도만 말할 정도로 어리지만, 충분히 강하더라고요. 덕분에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스스로 잘 헤쳐 나가리라는 걸 믿게 됐습니다. 이제 엄마로서 모든 걸 함께 해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저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해 주려고요.


물론 코로나19는 아이가 크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교육, 방과 후 활동, 가족여행, 친구를 사귀는 것 등 모든 부분에서 제가 자라던 시절과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겠죠. 저는 아이가 불안 속에서 크지 않도록 아이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생각이나 삶의 철학이 있나요?


코로나19와 기록적인 장마, 폭염까지. 모든 게 이상 기후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지 못한 것 같아 많이 미안합니다. 저도 책에서 보기로는 바이러스와 이상 기후 모두 지구 온난화에서 비롯된 거라고 하더라고요. 빙하가 녹으면서 얼었던 동식물이 녹아 바이러스를 유발했다는 주장인데요. 100% 믿을 순 없겠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 자녀 세대는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불편할지라도 저부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어요. 물티슈는 가급적 덜 쓰고, 에어컨보다는 선풍기로 버티려 합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폼 클렌징, 바디클렌저 대신 비누를 쓰고요. 이렇게  일상 속 작은 행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Q. 아이 키우는 엄마가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회적 변화를 제안한다면요?


아빠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또 거꾸로 제안하고 싶어요. 엄마, 아빠 상관없이 육아휴직 제도를 잘 시행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거죠.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력이 부족해지니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요.


하지만 육아휴직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 기업을 벌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기업을 칭찬하고, 제도화한 기업에는 법인세를 감면해 주거나 기업 평가 점수를 높게 주는 등의 부수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육아휴직 직원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고, 육아가 꼭 여자의 몫이 아니라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어린이집이 많아지고 교사들의 처우도 더 좋아졌으면 합니다. 교사 한 명이 맡는 아이 수가 줄고, 어린이집 교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아이를 학대하거나 급식이 부실해지는 일은 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엄마들은 불필요한 걱정 없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을 테고요.


Q.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단기적으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시작해서 체력을 더 기르고 싶습니다. 또 최근에는 ‘주영이(주식 영아) 투자 스터디’ 유튜브 시리즈를 새로 시작했어요. 부동산은 부담스럽고 암호화폐는 불안하다 보니 2030 세대가 모두 주식으로 몰리는데, 한 방을 노리거나 투기성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주식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면 몰라도, 초보자가 남의 얘기만 믿고 빚내서 투자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이런 걸 막고자 ‘공부하고 투자하자’는 의미의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베이비 박스’와 같은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콘텐츠도 계속 만들고 싶어요. 그 일환으로 ‘시각장애인은 스마트폰을 어떻게 쓸까?’라는 영상이나 새벽배송 기사님들의 어려움을 담은 ‘새벽배송 맘 편히 받지 마세요’라는 영상도 올렸는데요. 기사에는 다 담을 수 없지만, 주변을 돌아보고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영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도 마련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세상이 변하니까요!


Q.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나에게 ‘제발 하지 말았으면 하는 말’이 있을까요?


“여자는 애 낳으면 전투력이 약해진다”는 말은 정말 사양입니다. 금전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육아를 대신해 줄 게 아니면 아무 말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남편에게 퇴근 후 술 한잔하자는 분들이 있는데요. 아이 때문에 집에 가야 한다고 하면 꼭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마누라 초기에 잡아야 돼. 애 때문에 빨리 오라고 한다고 빨리 들어가면 마누라 버릇 나빠져”라고 말입니다. 이런 말씀 하신 분, 나중에 자신의 사위한테도 꼭 그렇게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엄마들에게는 그냥 “지금 잘하고 있다”는 한 마디면 충분해요. 저도 제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또 인터뷰 기회를 준 딸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고요. 만 34년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이고, 사랑하는 남편과 저를 닮은 딸을 낳은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할게요.

“여보, 항상 고맙고 사랑해요. 딸, 엄마가 많이 사랑해.”


https://www.youtube.com/channel/UCXQIAmNf2xq809gKk2mOpdg?view_as=subscriber

https://www.youtube.com/channel/UCBPtbv6b0pi-NmWVMfyGbzQ

https://www.folin.co/story/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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