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폰을 쓰지만, LTE 요금제도 가입 가능한 걸 알고, 작년에 벌써 LTE 요금제로 바꿨거든요. 8만 8천 원 요금제에서 6만 5천 원으로 이렇게 기본요금이 2만 3천 원이나 줄었는데, 어느샌가부터 통신비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은 거예요.
'좀 이상하다' 늘 여겼지만,
바쁘다는 핑계 같지 않은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한 번은 'T월드 장기 미접속으로 자동 탈퇴돼서 T월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탈퇴 뒤에는 복구가 불가하니 자동 탈퇴를 원하지 않으면 T월드 홈페이지나 앱에 로그인을 하라'는 거예요.
이마저 몹시 귀찮았으나, ;;;;
서비스 이용 못하면 안 되니까 들어갔죠. 마침 휴대전화 요금이 불현듯 생각나 요금 명세서를 봤더니 이번 달에도 역시나 요금이 많이 나왔더군요...ㅈ
그런데..?
상세내역을 확인해봤더니 세상에나,
제가 무슨, 존재조차 몰랐던 ‘T 주식정보 서비스’에 가입돼 있고 매달 1만 원씩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맹세코 이런 서비스에 가입한 적이 없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T 주식정보 서비스는 이동통신 3사의 공동 본인인증 애플리케이션(앱) ‘패스(PASS)’ 내에서 주식 정보를 받아보는 유료 부가서비스입니다. (7월 말에 명세서 확인할 때까지만 해도 T 주식 정보였는데, 몇 주 뒤 pass 주식 정보로 바꿨더라고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월 이용요금은 1만 1천 원. 원래대로라면 패스 앱에 들어가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문자로 인증 번호를 받는 등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가입 완료됩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인증 목적 외에 패스 앱에 따로 들어간 적이 없었어요. (간편 본인 인증이 편하긴 편하더라고요;)
주식은 하지만; 개미라고 하기에도 완전 극세사 개미인지라.(그리고 유튜브에 삼프로tv며, 존리 선생님이며.. 좋은 정보가 얼마나 많은데 뭘 또 굳이 돈을 주고... 그래 봤자 적금 붓는 정도만 하는데ㅠㅠ )
정말이지 이런 서비스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는 상태였거든요..
너~무 황당해서 SK텔레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난 이런 거 가입한 적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며 서비스 가입 경로에 대해 문의했죠.
두 번째 황~당한 일이 벌어집니다.
아니, 통신 요금에, 더구나 'T주식정보'라는 명목으로 1만 원씩 매달 돈이 빠져나갔는데
SK텔레콤 고객센터에서는 구체적인 안내와 해지가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그러나 고객센터 상담원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ㅠㅠ
결국 상담원은 해당 부가서비스 제공 업체인 ‘아톤’ 고객센터 번호를 안내해줍니다.
여기서 잠깐,
아톤이 어디인가 찾아봤더니 핀테크 보안 업체라고 나옵니다. (통신 3사와 함께 출시한 사설 인증서비스 패스(PASS)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하락장인 요즘에도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네요)
정리하자면,스마트폰에서 은행 등 금융 관련 앱을 사용하면 V3 앱이 자동으로 실행되는데요,
그런데 SK텔레콤이 V3앱이 열릴 때 'T 주식정보 서비스'의 팝업 광고를 띄우면서 문제가 생겼던 것이었습니다.
해당 팝업에는 휴대폰 번호 입력창이 나타나는데, 이를 누르면 바로 본인인증 과정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아니 이 화면을 보니까..!!!!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요.. 이 화면 보고,
이게 금융 서비스 이용을 위한 본인인증 절차로 오인했고 저도 모르는 사이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저 같은 사람들이 작년부터 부지기수로 나오면서 논란이 됐고, 시정조치가 내려진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더라고요!!!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와 같은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를 인지하고 패스 내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 고지 절차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5월 이와 같은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를 인지하고 패스 내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 고지 절차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습니다.
방통위는 이통사들이 패스 앱 본인인증 과정에서 팝업 안내나 경품 이벤트 등으로 부가서비스를 홍보하고 가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팝업창 등에 유료 부가서비스라는 사실이 명확히 표시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실수로 클릭하거나 무료로 착각해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는 피해 사례들이 있다고 판단했던 거죠.
이에 방통위는 부가서비스 가입 버튼에 ‘유료’ 문구를 추가하거나 월 이용요금을 굵은 글씨로 표시하도록 하는 등 이용자가 알아야 할 중요사항을 이통 3사가 더 명확히 고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방통위 시정조치 이후에도 피해 사례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거죠. (자랑은 아니오나. 저 보세요... 또르르)
그리고 최근 SK텔레콤의 패스 부가서비스 팝업 광고를 보면 여전히 ‘유료’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광고를 누르면 휴대폰 번호 입력을 통한 인증 절차가 나타나는데 여기에도 유료 표시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번호 입력창을 누르면 나오는 빨간색의 ‘금융기관 모니터링 신청’ 버튼에도 ‘유료’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어요. 화면을 아래로 내려야만 비로소 ‘유료’ 문구가 포함된 버튼이 나타납니다.
저 말고도 피해 사례는 이미 상당합니다. 포털 검색창에 ‘T 주식정보 서비스’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비슷한 사례에 대한 문의글이 통합 검색 화면 상단을 줄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패스 인증 과정에서 갑자기 T 주식정보 서비스에 가입됐다고 주장하는 글이 대다수입니다. 이용자들은 “패스 인증 중 갑자기 가입됐다”, “주식에 주자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데 한 달에 1만 1000원씩 나가는 서비스가 언제부터 가입돼 있는지 모르겠다”, “휴대폰 요금이 더 나와서 보니 서비스에 가입돼 있어 환불 처리했다”라고 성토합니다.
'T주식정보 서비스'를 운영하는 고객센터 관계자는 “SK텔레콤 고객 중 서비스 가입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환불 처리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팝업 광고를 패스 인증 절차로 오인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게 말인지 막걸리인지 ㅠㅠ
이런 민원 전화받고, X욕 들으실 고객 센터분들이 제일 안쓰럽습니다.ㅠㅠ
고객센터 직원 잘못이 아닐 텐데요ㅠㅠ(저는 친절히 말씀드렸어요..)
어쨌든 어떻게 됐냐고요?
아톤에 문의한 결과, 주식 정보를 받거나 로그인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오인해 가입이 된 것으로 인정, 모두 환불받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