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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Nov 12. 2022

애증의 브런치

올해도 결국 내고 말았다.

브런치북 프로젝트.

벌써 세 번째.

애증의 브런치다.


매일 쓰던 기사 말고 진짜 내 이야기를 쓰게 해 준 첫 플랫폼. 그러나 매번 고배를 마시고 만 브런치.


기사 송고 뒤 조회수 확인하던 습관은 브런치라고 달라지지는 않았다. 작가님들 수도 상당히 늘고, 글쓰기 고수님들이 다들 어디에 그리 많이 계신 건지 메인 노출도 확실히 예전만큼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애'가 '증'보다는 깻잎 한 다섯 장 정도 많긴 하다.




재능의 발견, 브런치
 

“브런치가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브런치 첫 글은 디스크 극복기였다.

디스크로 무너진 허리를 운동으로 극복해낸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런 걸 기대하고 쓴 글은 아니었음에도 과분하게도 많은 분들이 구독을 눌러주셨다. 기사가 아닌 내 글이 노출되고, 검색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이 감사했다.



 재능의 확장, 브런치



글을 쓰는 걸 좋아했다. 내 글이 많은 분들에게 닿도록 하는 브런치로, 글 쓰는 걸 더 좋아하게 됐다. 꾸준히 연재를 하다 보니 잘 쓰게 된 것도 같다. 몇 년 전 글을 보면 지금 손가락이 오그라들다 못해 사라져 버릴 것 같으니.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두 번 시도해 입상은 아직 한 번도 못했다. 어쩌면 그 덕에 출간 제의를 받았다. 세상에내 이름으로 된 종이책이 나왔고 북 토크를 열고 강사, 강연가의 길도 걷게 됐다.


콘텐츠를 만드는 재미와 성취는 유튜브, 오디오 클립, 블로그, 카카오 뷰 등 또 다른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으로 이어졌다. 모든 콘텐츠의 기본은 '글'이기에, 변형은 조금의 품을 더할 뿐이었다.




소중한 기억을 붙잡고 싶어서,
오늘도 브런치


사실 이번 출품은 어느 정도 접은 상태였다.


5월에 둘째를 출산하고

8월에 복직하고

9월에 rs 바이러스로 고생한 두 아이가

10월엔 독감에 릴레이로 걸리면서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바닥을 찍었다.

새해 다이어리 제작도 벌여둔 상태였다. 펀딩은 처음이었고 디자인이나 상세페이지 만드는 일은 상당히 낯설었다. 지금까지 해오던 작업과는 결이 다른 어려움을 자주 마주해야 했다.


아쉽지만 브런치북 출품은 내년으로 넘겨야 하나..

쌓인 일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마감일은 점점 다가오던 그때


예기치 못했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브런치북 출품 기한이 1주일 연장됐다.


완벽하진 못하지만 남기고 싶었다.
지나고 나면 흩어지는 소중한 감정들 담고 싶었다.

늘 생각만 하면 미뤄지기에
의지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매년 한해의 나를 기록하도록

데드라인을 주는 브런치가 고맙다.

될 때까지 도전합니다.


장르는, 아줌마.

https://brunch.co.kr/brunchbook/say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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