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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만 하는 용기, 우리 뇌는 싱글태스킹이 필요하다

뇌가 지쳐가는 진짜 이유 '많은 일 하는 듯한' 멀티태스킹의 착각 탓

by 기자김연지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카톡에 답하고, 엑셀 작업을 하면서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당신.

오늘도 멀티태스킹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면, 이 질문을 던져봅니다.

"정말 일을 많이 한 걸까요, 아니면 그저 바빴던 걸까요?"


미국심리학회(APA)와 스탠퍼드대학교, 영국과 미국의 공동연구팀이 밝혀낸 과학적 사실이 말합니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순간, 당신의 생산성은 40%씩 증발하고 있다고요.


뇌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착각합니다.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한다고 믿지만, 실제로 뇌는 한 번에 하나의 일만 처리합니다. 다만 아주 빠르게 작업을 전환할 뿐이죠.


2014년 서식스대학교와 UCL 공동연구팀이 발견한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MRI 스캔을 통해 확인한 결과, 멀티태스킹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뇌의 전방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회백질 밀도가 감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멀티태스킹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단일 작업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


마치 근육을 잘못된 방식으로 단련하면 오히려 약해지는 것처럼, 뇌도 잘못 사용하면 퇴화합니다.



멀티태스킹이 당신에게서 빼앗아가는 것들


첫째, 시간입니다. UC 어바인의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 연구팀이 2008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 번 작업이 끊기면 다시 몰입 상태로 돌아가는 데 평균 20~23분이 걸립니다. 하루에 작업을 10번만 전환해도 200분, 즉 3시간 반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입니다.


둘째, 지능입니다. 런던대학교 정신의학연구소가 1,100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멀티태스킹 중 IQ가 평균 10점 일시적으로 하락한다는 것. 이는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밤을 새운 상태보다 더 낮은 인지 능력입니다.


셋째, 건강입니다. UC 어바인의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더 빠르게 작업을 완료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단될 것을 미리 알고 보상하려는 심리적 반응으로, 실제로는 더 높은 스트레스, 좌절감, 시간 압박감을 경험했습니다. 코르티솔,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뇌는 계속해서 긴장 상태를 유지한 겁니다. 그러나 빨리 작업을 완료한 것 = 높은 성과를 낸 것이라는 인과관계는 없습니다.


즉, 빠른 속도는 품질 저하와 정신적 소모라는 더 큰 대가를 치르고 얻어지는 것입니다. 피곤한데 잠이 안 오고, 일은 많이 했는데 남는 게 없는 이유입니다.


한 가지만 하는 용기, 싱글태스킹


Francesco Cirillo가 개발한 뽀모도로 기법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집중력 향상 방법입니다. 25분 집중과 5분 휴식의 패턴이 주의력과 정신 활동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합니다.


4주면 당신의 뇌가 바뀐다

신경가소성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데 4주면 충분합니다. 다음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4주 집중력 개선 프로그램 예시입니다.


1주차: 알림을 끄는 용기

하루 한 번, 25분만 모든 알림을 끄고 한 가지 일에 집중

첫 3일은 손이 저절로 휴대폰으로 갈 것. 이는 정상적인 반응

목표: 일주일에 4번 성공


2주차: 나만의 골든타임 찾기

개인의 생체리듬에 따른 최적 집중 시간대 활용

새벽형 인간은 아침 6시 30분, 올빼미형은 밤 10시 이후

목표: 하루 50분, 골든타임 활용 주 3회


3주차: 멀티태스킹 제로 도전

하루 3번, 25분씩 완벽한 싱글태스킹 실행

이메일 확인은 정해진 시간에만

우선순위 1개 업무만 선택

목표: 멀티태스킹 없는 시간 75% 달성


4주차: 루틴의 완성

집중 블록 3개가 하루 리듬으로 자리잡음

10-15분 자기 돌봄 시간 확보

명상, 스트레칭, 또는 단순한 휴식

목표: 집중 블록 달성률 75%, 정신 건강 만족도 80% 이상


육아맘의 집중력 전쟁, 그리고 해법


가장 멀티태스킹이 필연적인 사람들. 바로 육아맘입니다. 아이를 돌보면서 일하고, 집안일하면서 저녁을 준비하는 일상. 하지만 발견했습니다. 조금만 다르게 접근하면 달라진다는 것을요.


뽀모도로 기법 일상 사용법 하루 15분의 마법

타이머를 25분으로 맞추고, 오직 한 가지 일만 합니다.

아이가 낮잠 자는 시간, 그 황금 같은 30분을 쪼개쓰는 게 아니라 온전히 하나에 쏟아붓습니다.!!


이메일도, 카톡도, 인스타그램도 모두 끕니다.

스마트폰은 다른 방에 둡니다.

결과는? 육아맘들의 증언이 일치합니다.

"같은 시간인데 2배는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시작하기 전에 기억할 세 가지


하나.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25분 중 20분만 집중해도 성공입니다.

둘. 가족에게 알리세요. "지금 25분 집중 중이니 급하지 않으면 나중에 얘기하자"는 한 마디가 당신을 구합니다.

셋. 완료한 일을 기록하세요. 작은 성취가 쌓이면 뇌는 보상 회로를 작동시킵니다. 그게 습관을 만드는 비밀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한 가지

이 글을 다 읽었다면, 타이머를 25분으로 맞추세요. 그리고 오늘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만 적으세요.

알림을 끄고,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고, 시작하세요. 하루 딱 한 번부터 시작해봐요. 딱 25분만 모든 알림을 꺼보세요.


혹시 급한 전화가 올 것이 두렵다면? 저는 아이폰 집중모드를 켭니다. 가족, 회사 비상연락망 정도인거죠!

딱 한 가지 일에 집중해보세요.


위에 썼듯 첫날부터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손이 자연스럽게 휴대폰으로 절로 갑니다. 어쩔 수 없어요. 그래서 폰을 최대한 멀리 두세요. 견디세요. 정말 4일째부터 달라집니다.


일주일에 세번이상 하게 되고 딱 4주가 지나면 루틴이 생깁니다. 자연스러워집니다. 집중 블록 3개는 하루의 리듬이 되고, 그 사이사이 10~15분 자기 돌봄 시간이 생깁니다.


명상을 할 수도, 스트레칭을 할 수도, 그냥 창밖을 보며 멍을 때릴 수도 있습니다. 뇌에게 휴식을 선물하는 시간입니다. 25분 후 당신은 깨닫게 될 겁니다.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당신의 뇌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 깊이 집중하는 것이 원래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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