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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Jun 18. 2022

미래의 고기가 자라는 집, 지지체

배양육의 과학 (6) - 지지체

* 이 글은 Good Food Institute의 아티클 The Science of Cultivated Meat을 국문 번역 및 재구성한 것입니다.



지체란?


지지체(Scaffold)는 세포가 붙어서 분화하고 성숙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구조적인 토대로, 배양육 산업에서 스테이크 같이 형태를 갖춘 육류 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흔히 건축에서 초기에 건축물의 뼈대를 만들기 위해 철근 콘크리트로 골조를 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비슷하게 고기라는 완성된 건축물을 짓기 위해 뼈대를 짓는 것을 scaffolding이라 이해하면 된다. 지지체를 동그랗게 만들면 동그란 고기가 나오고, 기다랗게 만들면 기다란 고기가 나온다. 


호주의 Cass Materials가 만든 배양육 지지체들. 다양한 사이즈와 형태가 있다.


보통 특정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지체가 마이크로캐리어(microcarrier: 세포가 붙어 배양되는 구조물로 미세한 구 형태의 입자나 마이크로 단위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음)로 쓰여 부착 의존성(anchorage-dependent) 세포가 부유 배양되는 바이오리액터에서 증식할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다. 


지지체는 세포군들이 어떻게 자라고 분화하는지를 결정한다. 세포가 산소와 영양분을 잘 받을 수 있게 구성되어야 하고, 지지체에 심어진 세포와 잘 공존하기 위한 조직 특성(기계적으로나 생화학적으로나)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지지체 개발에는 세포 생물학과 세포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에 특화된 조직 공학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조직 공학은 체외에서 체내의 조직 성장을 재현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배양육에 사용되는 원료는 양이 풍부하고, 가격이 합리적이고, 식품 안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지체의 원료로는 다당류(예: 키토산, 알긴산염, 셀룰로오스), 단백질(옥수수 단백질), 복합물(리그닌, 조직 식물 단백질(textured vegetable protein: TVP)) 등이 쓰인다. 이러한 원료들이 다양한 기술에 의해 조립된다. 3D 프린팅, 전기방사(electrospinning)와 같은 폴리머 방사, 탈세포화(decellularization : 조직 내의 세포들을 모두 제거하고 조직 특이적 세포외기질 성분을 보존하는 공정) 같은 기술들이 쓰이며, 균사체 같이 자연적으로 되기도 한다. 원료 선별이나 조립 방법에 특화된 몇몇 B2B 기업들은 배양육 산업에 지지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 제품에 따라 어떤 지지체를 쓰고 그 특성이 어떠한지 결정될 것이다. 덩어리 고기 제품일수록 지지체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지지체가 의도적으로 생분해되도록 디자인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제품이 완성될 즘에는 지지체가 자연적인 세포외기질로 대체될 것이다. 혹은 지지체가 최종 제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하이브리드 제품이 될 수도 있다. 


최종 제품에 남는 지지체 원료들은 제품의 준비 및 조리 과정, 안전성, 소화성(digestibility), 맛, 영양 등에 대한 요구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배양육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적의 지지체 재료와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한다. 공개된 바이오소재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면 가장 유망한 지지체 원료와 조립 방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덩어리 고기 제품 제조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국 바이오 기업 다나그린의 배양육 지지체


두꺼운 조직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인데, 모든 세포들이 영양분과 산소에 가깝게 배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미리 조립된 구멍이 많은 지지체에 세포를 채우는 top-down 방식, 2) 작은 조립식 지지체들과 세포들을 최종 형태에 맞게 조립하는 bottom-up 방식이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소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지체 기술의 한계들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구들이 덩어리 형태 배양육의 상업적 대량 생산에 최적인 지지체를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배양육 대량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오리액터다. 마이크로캐리어가 다른 산업에서는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나, 다양한 종류의 지지체가 어떻게 바이오리액터에 통합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여러 바이오리액터 모델에서 특정 유체 흐름(fluid flows)이 주어지면, 계산 모델링(computational modelling)이 지지체의 원료나 모양, 지형(topography) 선택을 도울 수 있다. 세포나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지지체를 얻는 기술 또한 중요하다.  


3D 마이크로 환경에 세포를 심고 키우기 위해 바이오 소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 방법은 세포에게 구조적 기반을 주면서도 소재 안에서 세포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조직 원칙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3D 미세 환경들은 구(sphere), 튜브, 혹은 세포 종류에 맞춰진 다른 형태를 띨 수 있고, 특정 장점을 가지는 바이오리액터 내에 위치시킬 수 있고, bottom-up 방법을 통해 복잡한 모양 안에 지어질 수 있다. 유사한 새로운 전략들이 덩어리 고기 제품 생산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배양육 산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스테이크나 닭가슴살 같은 복잡한 육류 제품을 매 순간 미리 프로그램된 방법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아직 현재의 기술로는 이를 달성할 수 없는데, 덩어리 고기 제품을 대량으로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공학 기술의 상당한 진보가 필요하다. 대량생산에 가장 적합한 방법과 소재를 발견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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