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라 Sep 30. 2022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임성준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 유치까지>를 읽고

프롭 테크 스타트업 '스테이즈'의 공동창업자이자 운영총괄이사인 임성준 님의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 유치까지>를 읽었다. 나는 스타트업 씬에 들어온 지 4년 차라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공감이 가는 구절들이 많아 밑줄을 많이 치며 재미있게 읽었다. 창업을 하려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초기 스타트업의 핵심 멤버로 들어갈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꼭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정말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 유치까지 스타트업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아래와 같이 6개의 챕터가 있다. 


1.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

2. 스타트업의 시작

3. 스타트업 팀 빌딩

4. 스타트업 컴퍼니 빌딩

5. 스타트업 투자 유치 전략

6. 알아 두면 좋은 스타트업의 모든 것


나에게 가장 많이 와닿은 챕터는 '스타트업 팀 빌딩'이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밑줄 친 부분들과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찍어두었던 페이지들을 돌아보니 절반 이상이 '사람'에 대한 내용이었다. 회사가 많이 커진 후에야 '시스템'으로 회사가 굴러가고 사람들은 점점 시스템의 한 부품이 되어 가지만,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정말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특히 팀 빌딩에 해당하는 핵심 인력에 대해 특별히 공감 가는 부분들을 다시 곱씹어 본다. 




1. 야망과 꿈의 크기는 비슷하되 성향은 다른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누군가는 일을 벌이고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라면 누군가는 뒤에서 수습하고 챙겨 줘야 한다. 누군가는 다소 덜렁대지만 추진력이 뛰어나다면 누군가는 다소 느리지만 꼼꼼하게 처리해야 한다. 누군가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고 언변이 뛰어나다면 누군가는 뒤에서 조용하게 오퍼레이션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조화가 이뤄질 때 사업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성과를 낼 수 있다. - 81p

팀원들 간에 서로의 테크니컬 스킬 셋이 겹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며 보다 온전한 팀을 꾸릴 수 있다. 대표가 엄격하고 원칙주의적이고 왠지 모르게 직원들과 거리감이 있다면, 다른 C-level이나 중간관리자 중에는 부드럽게 조직원을 포용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 좋다. 그래야 대표에게 못 털어놓는 고민과 의견들을 다른 리더가 듣고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곁에 두는 경향이 있다.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 내가 꼼꼼한 성격이면 꼼꼼한 사람을 팀원으로 두어야 마음이 편하고, 내가 손이 빠르면 느리지만 디테일에 강한 사람은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어느 정도 놓아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을 똑같이 잘하는 사람이 들어온다고 조직적으로 그 효과가 2배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못 하는 것들 잘하는 사람이 1명 들어온다면, 그 효과는 2배 이상이 될 수 있다. 



2. 나의 꿈이 아니라 우리의 꿈이 돼야 한다

혼자 꾸는 꿈은 외롭고 힘이 약하다. 자신만의 꿈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이어야 하고, 함께 있을 때 두려운 것이 없어야 한다. 공동 창업자를 구한다는 것은 '이 길이 맞다'라고 설득하거나 지시할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길을 걸어갈 길동무를 찾는 것이다. - 81p

대표는 야심 찬 꿈과 포부를 갖고 있는데, 다른 구성원들은 그냥 돈 받고 일하는 직장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스타트업이 큰 성공을 이루기는 어렵다. 머리인 대표가 아무리 열심히 지휘를 해도, 손발인 조직원들은 적당히 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의 목적과 목표'를 세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대표가 회사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미션, 비전, 코어 밸류를 혼자 결정하고 전파하려 한다면, 종교 설파와 무엇이 다를까?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초반에 합류한 고마운 팀원들과 함께 조직의 존재 이유인 미션, 되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인 비전,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인 코어 밸류를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사업 초반에 비즈니스 확장한다고 이 부분을 소홀히 한다면, 초기 핵심 멤버들이 회사의 성장기 때 같이 있어주지 않을 확률이 높다. 대표의 비전에 공감하고 방향성을 같이 설계할 기회가 없었기에, 그들이 생각하는 길과 계속 괴리감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꼭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함께 설계하고, '우리의 꿈'을 함께 그려나가는 토대를 만들기를 추천한다.



3. 인사는 지원이 아니라 전략이다 

직원에 대한 관심과 배려, 공감 능력,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 상호 존중하는 문화, 개인의 처우와 복지에 대한 문제 등을 늘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 인사 정책을 수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 이사와 경영진의 철학이다. ... 장기적으로 회사를 크게 키우려면 초반부터 인사 정책의 틀을 잘 잡아야 한다. ... 인사 정책을 만들 때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의 합의가 필요하다. 법률을 만들 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 116~119p

회사에서의 인력을 영어로 human resources라고 하지만, 자본이나 토지, 기술, 기계와 같은 다른 resources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은 경영자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자유의지가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인간 자원들은 대체로 통제할 수 있다. 돈이 없으면 어떻게든 투자를 유치하든 대출을 받든 할 수 있다. 토지, 기술, 기계는 대부분 돈으로 살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돈으로 고용을 하더라도, 언제든 자유의지로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 돈으로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 조직에서 분명히 상하관계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고용주와 직원이 더 이상 갑을 관계가 아니며, 직원이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특히나 좋은 인재들은 어느 회사로든 언제든 쉽게 이직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평소에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평소에 잘해야 하는 걸까? 나는 조직 문화를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전략이 해답이라 생각한다. 물론 100명이면 100명 모두가 만족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두를 포함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최종 인사 정책의 결과는 대표가 결정하더라도, 그 결과가 있기까지의 과정에서 한 마디라도 의견을 표출할 기회가 있었던 것과 아예 상명하달 식으로 전달만 받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만약 조직원이 원하던 대로 정책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그 과정을 함께 했다면 직원들은 경영진의 고민과 결정의 이유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조직은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사람이 없는 조직은 있을 수가 없다. 그렇기에 인사는 스타트업에서 사업만큼이나 중요한 전략적 분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