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 USDA의 배양육 판매 허가
2023년 6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배양육 기업 두 곳 UPSIDE Foods와 GOOD Meat가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배양육 생산 및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두 업체는 전 세계 배양육 기업들 중 가장 선두에 있는 기업으로 각각 2015년, 2016년부터 배양육 개발을 시작했다. 7-8년에 이르는 오랜 연구 개발 및 사업화 노력 끝에, 까다로운 미국 정부 규제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판매 승인을 받게 되었다.
세포 배양을 통해 만든 식품인 배양육에 대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농무부(USDA)가 관할 부분을 나누어 관리감독한다. FDA는 세포 채취부터 세포 뱅킹, 세포배양까지의 앞 단계를, USDA는 세포배양이 다 끝난 고기 조직을 수확(harvest)하는 단계부터 식품가공, 패키징, 라벨링 등 뒷 단계를 담당한다.
영어로 meat & poultry로 표현되는 축산물은 전통적으로 USDA가 관할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USDA가 배양육을 관리감독한다는 것은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배양육을 '고기'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 기존 축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산된 육류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cell-cultivated meat'라는 명칭으로 라벨링 허가를 내주었다. 참고로, 축산물 이외에 수산물 등은 FDA 단일 기관의 규제를 받는다. 희한하게도 메기(catfish)에 대해서는 USDA가 관할을 하는데, 이는 길고 복잡한 미국 내 역사적 배경이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UPSIDE Foods는 앞서 2022년 11월에, GOOD Meat는 2023년 3월에 FDA의 Pre-market consultation을 통과했다. FDA는 배양육에 대해 '인허가'를 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제출한 안전성 관련 자료를 평가하고 여러 차례 자료 보강 및 피드백을 거친 후 '더 이상 질문이 없다'라는 긍정적 회신을 해줌으로써 절차를 마무리한다.
GOOD Meat는 유명 셰프 José Andrés가 워싱턴 DC에서 운영하는 China Chilcano 식당에서 첫 선을 보인다. Andrés 셰프의 신메뉴 이름은 'Anticuchos de Pollo'로 페루식 닭꼬치 요리다. 2023년 7월 31일부터 한정된 수의 대중 손님을 받기 시작하며, 예약은 7월 25일부터 가능하다.
UPSIDE Foods의 whole-cut 치킨은 샌프란시스코의 Bar Crenn 식당에서 2023년 8월 4일부터 맛볼 수 있다. 이 식당은 미국 최초의 여성 미슐랭 3 스타 셰프인 Dominique Crenn이 운영하는 곳이다. 흥미롭게도 그녀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며 2018년부터 그녀의 식당에서 고기 메뉴를 없앴다. 그런 그녀가 5년이 지나 다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고기'를 그녀의 메뉴로 다시 올린다니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상과학 속 멀게만 느껴졌던 배양육이 세상에 나왔다. 그것도 세계 최대의 소비대국인 미국 시장이 열렸다. 식품업계 역사상 이보다 큰 뉴스가 있을까? 배양육 상용화 및 대중화가 더욱 가속화되어, 지구온난화를 막으면서도 모두가 행복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