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 대체단백질 국제 컨퍼런스 참가 후기
2023년 6월 27일-28일에 진행된 Future Food-Tech Alternative Proteins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뉴욕 타임스퀘어 한 복판 매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됐다. Future Food-Tech는 매년 3회 3월, 6월, 9월 미국과 영국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로, 푸드테크에 특화된 컨퍼런스 중에서 손에 꼽히는 곳이다. 이번 뉴욕 컨퍼런스는 대체 단백질이라는 테마에 좀 더 포커스를 두고 Plant-based, Cultivated, Fermented proteins에 대해 다양한 볼거리와 토론거리를 제공했다.
여러 푸드테크 기업들이 홍보를 위해 부스를 차렸고, 다양한 대체 단백질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신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콩을 사용한 전통적인 대체육을 넘어서, 해조류 등 다양한 비동물성 소재를 활용한 식품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었다.
여러 기업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사용하는 Steakholder Foods였다. 이스라엘에서 시작하여 이미 나스닥에 상장한 회사로, 자체 개발한 바이오잉크와 프린터를 이용해 식품을 만든다. 배양육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Plant-based fish를 선보였다. 세포가 들어간 식품을 미국 내에 들여오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했다(아쉬움).
나는 생선의 맛을 느끼는 데 집중하고 싶어서 양념이 세지 않은 것으로 골랐다. 맛은 정확히 어떤 생선이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해산물의 맛과 향이 났다. 식감이 좀 더 개선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선 살이 아니라 내장 정도의 부드러움이었다.
이틀 내내 흥미로운 아젠다의 패널 토크가 많았다. 매 컨퍼런스마다 빠지지 않고 논의되는 토픽이 스케일업에 관한 것이다. 요즘 같은 투자 불황기에 투자자들에게 돈 받아서 자체 공장 짓겠다는 계획은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위탁생산, 공동투자, 부채 파이낸싱, 대기업의 전략적 투자, 정부 보조금 등의 지원책 활용, 자원 공유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장비는 스탠다드한 것을 쓰는 게 리스크가 적다고 했다. 너무 맞춤형 장비만 쓰면 만드는 것도 처분하는 것도 어려운데, 기업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점도 리스크 요소로 고려한다고 한다.
Mainstream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과제들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아직 많은 기업들이 식감을 잘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진입 전략으로 멸종위기동물이나 푸아그라, 캐비어 등의 특별한 제품을 선보이는 방안도 이야기되었다. Mass market으로 가기 위한 길목이 될 수는 있지만, 여전히 niche market으로 남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컨퍼런스의 마지막 패널 토론은 요즘 시장 환경에서의 기업 가치와 투자 전략에 대한 것이었다. 지난 라운드에서 투자금으로 달성하겠다 약속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세게 겪고 있는 반면, 투자자에게 약속한 마일스톤 달성한 기업들은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코로나 버프로 '묻지 마 투자'가 이루어지다가 이제는 진정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투자자들이 창업가들에게 해준 조언 몇 가지를 아래에 추려 본다.
투자유치가 어려운 시기에는 incumbent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도 방법이다.
높은 밸류도 장단점이 있다. 투자 유치 당시에는 기쁘겠지만, 다음 라운드가 훨씬 힘들어질 수 있다. 적은 금액을 투자받고, 적게 희석하는 게 전략이 될 수 있다.
계속해서 마일스톤을 달성하고, 상업화 마일스톤 달성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라.
Future Food-Tech 컨퍼런스에서 내가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곳의 식음료 정책이었다. 식사, 디저트, 음료 모두 비건으로 준비되고,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의 제품으로 채워진다. 알레르기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은 기본이다. 본인이 어떤 dietary conditions을 갖고 있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말 선진적인 문화다 -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