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2019년 7월, 나는 스타트업으로 전직을 했다. 뉴스 기사, 인터넷, 방송, 논문, 인터뷰 등을 통해 외부자의 시선으로 지켜만 봐온 그 생태계 속으로 직접 뛰어들게 되었다.
출근지는 강남역에 위치한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줄여서 D2SF). 네이버가 만든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흔히 초기 스타트업에 씨드 투자 및 자문을 하는 투자자)이며, 투자받은 기업들의 공유오피스이기도 한 공간이다.
요즈음에는 민간, 공공분야 할 것 없이 스타트업을 위한 여러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지원금/대출/보증 등 금전적인 지원, 사무실 공간과 같은 물리적인 지원, 컨설팅/멘토링/교육 같은 비물리적인 지원 등 다양하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리소스가 부족한 스타트업 입장에서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인데, 내가 경험한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의 장점은 크게 3가지가 있다.
D2SF에는 대학(원)생 창업팀부터 어느정도 인력과 규모를 갖추고 서비스까지 출시해서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팀들이 모여있다.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헬스케어, AR, VR, IoT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실제로 혁신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열정러들이 한 데 모여있다.
물론 일을 하다보면 바빠서 자기 팀원들이랑 이야기할 시간도 없다. 그래서 다른 팀과 친목을 도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네이버 측에서 매주 금요일 간식 타임,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 점심시간 '올핸즈 미팅'을 기획해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 올핸즈 미팅 때는 D2SF의 공지사항을 공유하고, 새로 합류한 식구들을 소개한다. 또, 이 때는 자기 팀이 아닌 사람들과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이 규칙이라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다.
D2SF 라운지에서는 종종 흥미로운 행사들이 열린다. 강남역이라는 좋은 위치, 네이버에서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라는 이유 때문인지, 각종 공공/민간 기관에서 이 곳을 대관해서 여러 창업관련 행사나 교육을 진행한다. 투자유치, 마케팅, 앙트십 등 스타트업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주제의 행사가 많이 열린다. 대중은 없지만 한 달에 5-10개 씩은 열리는 듯 하다. 나도 일을 하다가 흥미로운 주제를 발견하면 잠깐 나가서 듣기도 한다.
올 여름에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네이버가 공동 주최한 제6회 앙트십 코리아 컨퍼런스도 이번에 이 곳에서 열렸다. 나는 참가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계 인플루언서와 실력있는 현직자분들의 인사이트를 듣고 직접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감사한 기회였다. 이 외에도 인스타그램 마케팅, 성공하는 유튜브 채널 만들기 등의 강연이 열렸었다.
D2SF는 강남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메리츠 타워 16층에 위치하고 있다. 2호선 지옥철만 열심히 뚫고 나오면 몇 걸음 걷지 않아 회사에 도착하니 출근 길의 노고가 조금이나마 줄어든다. 스타트업과 창업 관련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도 지하철역 2정거장이면 갈 수 있어 점심시간이나 퇴근 이후 시간을 이용해 들르기도 한다.
보안카드를 찍고 들어가야 하는 공유오피스 내부는 깔끔하고 쾌적하다. 적당한 크기의 책상과 적당히 밝은 조명, 적당한 수납공간 등 부족함이 없다. (한가지, 냉방이 강해 춥다). D2SF에는 4개의 회의실이 있고 입주사에 한해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 중 2개의 회의실은 강남대로를 마주하고 있어 풍경이 좋다. 보안카드만 있으면 24/7이라 급한 일이 있을 때 언제든 들어가서 일을 볼 수 있다.
일하다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것들도 잘 갖춰져 있다. 출출할 때는 즉석 라면 조리기와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발뮤다 토스터를 애용하고,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는 소파에서 쉬거나 발마사지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찌뿌둥한 몸을 풀기에 좋은 탁구대와 게임기도 갖추고 있다.
사무실이 고층이다 보니, 창가를 내다보면 강남역 사거리가 바로 내려다 보여 (빌딩숲이긴 하지만) 전망이 좋다. 밤 늦게 일할 때에도 창밖 야경을 한 번 보고나면 잠깐이나마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이전 직장은 경복궁이 내려다 보이는 광화문 고층빌딩이었는데, 그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광화문이 전통과 현대, 정치와 경제 현안의 중심이었다면, 강남은 변화와 역동의 에너지가 가득한 혁신의 중심지다.
더 궁금하신 분은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