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계가 드러나는게 나의 엄마표 영어공부인가보다
엉뚱한 엄마의 엄마표 공부
친구가 말했다.
“아는 사람이 영어학원 원장인데 파닉스 한 아이와 안한 아이의 차이가 크대. 파닉스를 공부했던 아이들이 영어 실력이 훨씬 빠르게 오른다고 하더라고.
나도 파닉스를 어릴때 배웠는데 그게 아직까지도 기억나서 영어 읽는데 도움이 돼”
넷째 언니가 말했다.
“우리 아들 영어 학원 보내고 있다. 이제 한 달 정도 됐어!”
“그래? 어때? 학원에서 뭘 배우고 있어?”
“파닉스 한다더라고.”
“그래? 어떻게 배우는 건데?”
“영어 읽는 방법을 배우는 것인데, 상담할 때 스토리로 배우면 안 되나요 했더니 파닉스 중요하다고 파닉스를 먼저 해야한대”
“그냥 읽으면 되는거 아니었어? 조카야~이리와봐~영어 학원에서 뭘 배우고 있어. 이모한테 보여줘봐”
“이거! 에는 아애아아 (기억이 안나 이렇게 썼음)!”
“응? 그게 뭐여! 노래를 부르네!”
휴대폰을 켜고 파닉스에 관해 서둘러 검색을 했다.
알파벳이라는 ‘글자’와 알파벳이 내는 ‘소리’를 연결하여 배우는 영어 학습법? 파닉스를 배우게 되면 소리와 규칙을 익혀 어떠한 단어도 읽을 수 있다는 말인가 보다.
파닉스의 정보를 접할수록 학원을 다니지 않는 우리 아이들이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팔랑귀를 어쩔꼬...
결국 나도 도전해보고자 파닉스 교재 하나를 구입했다.
파닉스를 정확히 나도 모르는데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이 상황이 정말 엉뚱했지만, 나도 배워보지 뭐 라는 심정으로 해 보았다.
날마다 한 장씩 나도 아이들도 공부 할 때마다, 의문이 들었다. 아이들이 이걸 머릿속에 다 집어넣고 단어를 읽는 매 순간마다 적용이 가능한가? 대략 몇개를 써보자면,
-장모음U-
U다음에 자음+e로 끝나는 단어에서는 /유/를 길게 발음하면 돼요. 유로 시작하는 단어 중에서도 /유/로 발음되는 단어가 있어요.
-cube, -tube, -mute
-단모음U-
단모음U는 자음과 자음 사이에서는 우리말의 /어/처럼 발음해요.
-cut, -sun, -gum
‘응?’
-장모음 i-
모음i도 이어지는 자음 다음에 –e로 끝나는 단어에서는 /아이/라고 발음합니다. 끝에 e는 발음하지 않아요.
-ice, -rice, -hide
-단모음i-
단모음 i는 자음과 자음 사이에서 보통 우리말의 /이/처럼 발음해요. 이때 ‘이’는 짧게 발음해요.
-pin, -lip, -sit
‘응?’
이게 뭐시다냐 사투리가 절로 나왔다.
알파벳 알고, 단어를 외우면 되는 것 아닌가? 많이 읽다보면 되는거 아니었어?
굳이 파닉스를 해야하나? 자연히 내 혀에 익히면 되는거 아닌가? 읽지 못하는 단어이면, 원어민의 발음을 들어보면 되는거 아닌가? 굳이 '단어 읽는 규칙'을 왜 외우는 걸까? 왜 사서 고생하지?
두 남매는 파닉스 교재의 단어를 쓰고 소리 내 읽었다.
하지만 영어동화책으로 문장을 먼저 접했던 아이들이라서 단어를 읽고 쓰는데 지겨워했다. 물론 나도 지겨웠다. 그리고 아이들이 규칙을 어떻게 다 외우고 적용을 할까 답답했다.
어느날 인별에서 엄마표 영어를 주장하는 분의 라이브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물어봤다. 파닉스 꼭 해야하는 겁니까?그분은 '안하면 안 돼요! 안해도 돼요!' 가 아닌 파닉스 교재를 추천했다. (저, 저기요? 파닉스 꼭 해야 하냐구요.)
학원에서는 가르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딱 한번 학교 방과 후 수업 참관했을 때 선생님께서 하는 것을 보면 영상 보고, 단어 읽고 퀴즈 맞추고 쓰고 끝나던데... 이것과는 다른가?
에잉, 모르겠다.
나도 두남매도 파닉스를 정복하지 못해 교재를 한권 더 사서 해볼까 고민이 되지만, 나에게는 영어책 읽기가 가장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