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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주 May 18. 2023

걷지 않으면 커피는 마실 수 없다

아프다2

7월달이다. 계속 걷고 오늘도 걷는다. 꾸준히 오르고 오늘도 오른다. 습관이 됐다. 습관이 된 만큼 몸의 등산 후유증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견딜 수 없는 게 딱 한가지 있었다. 땀띠...

처음에는 땀띠인 줄 몰랐다. 한여름의 등산 때문인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등산하다가 땀이 군데군데 폭발하면 당연히 브래지어를 한 부분은 심하게 열이 올랐고, 땀이 가장 많이 나는 부위 중 하나였다. 

어느날 부터 브래지어가 꼬옥 감싼 부분이 가렵기 시작했다. 가려우면 긁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려움은 사라졌다. 

계속 반복...

그러더니 이제는 빨간 반점이 생겼다. 아토피처럼 각질이 살짝 있으면서 가려웠다. 

가슴을 보고 놀라 몸 이곳저곳을 살펴 보았다. 배에도 빨간 반점이 생겼다. 가슴에 있는 반점처럼 크진 않았지만 군데군데 퍼져 있었다. 

당장에 서랍을 열어 약상자를 꺼냈다. 바를 만한 연고를 찾기 위해서다. 비판텐 연고가 있었다. 아가를 위해 써왔던 연고. 

그 연고를 빨갛게 발진난 부분에 발랐더니 가려움이 사라졌다.


평소와 똑같이 그 날도 등산길에 올랐다.

역시 산은 다른 곳 보다 시원하다. 하지만 오르는 것은 내 몸에 열을 심하게 오르게 했다. 그래서 연고를 발랐던 부분이 다시 가렵기 시작했다. 가려움이 너무 심하다 보니 사람을 피해 가려운 부분을 긁으면서 목표지점까지 올랐다. 


그날 저녁, 다시 발진난 부분에 연고를 발랐다. 가슴의 열이 사그라들지 않는 걸 느끼며 땀띠구나...생각했다.

도저히 이 상태로 산을 찾을 순 없었다. 

산에 취한 열정보다 지금 처한 현실을 봐야 할 때였다. 

계속 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잠시 멈춤이 필요했기에 무려 한달동안이나 무등산을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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