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문 특공대 (2)

by 김연주




깊은 밤 불이 꺼진 준희 방안으로 특공대들의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특공대들의 손에는 각자 역할에 필요한 것들이 들려있습니다.


긴 막대가 달린 청소 솔과 걸레, 양동이를 든 뿌.


망치, 톱, 드라이버와 스패너가 든 주머니를 허리에 찬 진.


커다란 페이트통이 들어있는 가방을 짊어지고 롤러 붓을 든 호와


많은 꽃씨들과 나무가 들어있는 상자와 물조리개를 찬 펑 까지.


모두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타났습니다.


대장로는 준희가 깊이 잠이 들었는지 확인합니다.


“좋아, 아주 깊이 잠이 들었어!”


로가 속삭이며 대원들에게 손짓을 합니다.


그러자 모두 대장을 따라 조용하고 빠르게 잠든 준희의 귓속으로 스르르륵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귓속길은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입니다.


이 길은 마음 문들이 있는 마음 골짜기까지 이어져 있지만, 길을 찾는 건 쉽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속 길은 들어가기도 쉽고, 나오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될수록 길은 복잡해지고 찾기도 어려우며 나오기도 까다롭습니다.


오늘 특공대들이 출동한 준희는 아직 어린 아이라 아주 쉽게 마음 골짜기로 들어섰습니다.


희미한 불빛만 있는 귓속길을 지나 밝고 넓은 마음 골짜기 입구에 들어서자 모두 환호성을 지릅니다.


“우와~ 준희의 마음은 별들과 그림책들로 가득하네?”


“저기 봐 저쪽에 커다란 오리인형이 하늘을 날고 있어.”


“바닥은 푹신한 살구색 담요야!”


호와 진, 뿌는 준희의 마음 꼴 짜기에서 처음 마주치는 것들을 보며 기쁘게 말했습니다.


마음 골짜기 입구에는 대부분 어린 시절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아마 준희는 책을 좋아하는 부모님과 함께 많은 것들을 읽었고, 그중 별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나 봅니다.


그리고 붕붕 하늘을 날고 있는 하얗고 커다란 오리 인형을 매일밤 끌어안고 잠이 들었으며, 부드럽고 포근한 살구색 담요는 애착 담요였을 것입니다.


특공대원들 모두 준희의 마음속 저장된 기억들을 구경하며 걸었습니다.


“얘들아 저기 봐, 저 동산 뒤로 준희가 싫어하는 것들이 보인다.”


그렇습니다. 좋아하는 것만큼 싫어하는 것들도 함께 있습니다.


언덕 뒤로 회색빛의 시금치나 오이가 뒹굴고 있고, 으르렁 거리는 치와와의 모습들이 보입니다. 아마도 준희가 처음 싫다는 느낌을 받았거나 놀란 기억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들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게 폭신폭신한 살구색 담요의 길을 걸어 드디어 마음의 문들이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넓은 들판에 크기도 색깔도 조금씩 다른 여러 마음의 문들이 서있고 대부분 큰 문제없이 잘 열리고 닫힙니다.


특공대들은 여러 감정들의 이름을 가진 문을 지나 드디어 오늘 자신들이 도움을 주어야 할 마음의 문 앞에 섰습니다.


그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안으로부터 상상 불행 먹구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거센 비바람과 함께 번개가 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흔들리는 충격에 문은 여기저기 부서지고 손 잡이는 날아가 없어져 버린 상태였습니다.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태야~!”


특공대 대장 로가 대원들을 바라보며 크게 외쳤습니다.


“문이 왜 이렇게 커졌지?”


펑의 물음에 진이 소리칩니다.


“불안과 공포의 문이 합쳐졌어.”


“이대로 두면 계속 넓어져서 다른 마음의 문들까지 영향을 미칠 거야!”


“빨리 문을 닫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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