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악어 아저씨네 상점(2)

막 지워진다 지우개

by 김연주


거울을 본 얼룩말은 너무 기뻐서 크게 소리치며 친구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어서 빨리 친구들에게 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분명 모두 부러워하겠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뛰어가는 흑마가 된 얼룩말을 보고 마을 주민들이 수군거립니다.


“우와 저 멋진 흑마는 어디서 온 누구지?”


“우리 마을에도 흑마가 살고 있었나?”


“엄청 용감해 보이는걸?”


자기가 생각했던 것처럼 흑마로 변한 자신을 두고 모두 부러운 듯 말하자 얼룩말은 더욱더 가슴을 펴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는 위풍당당하게 걸어갔습니다.


‘역시 그 우스운 무늬를 지운건 잘한 일이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드디어 친구들이 모여 놀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얼룩말은 크게 소리치며 뛰어가 변한 자기 모습을 뽐내기 시작했습니다.


“얘들아 나야 나 얼룩말 어때 흰색무늬가 사라진 내 모습? 정말 멋지지!”


흑마로 변한 얼룩말 주위로 친구들이 모여들었고 신기한 듯 웅성거립니다.


‘역시 모두 부러워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한 얼룩말은 속으로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얼룩말과 언제나 함께 놀던 친구들은 기대와는 전혀 다른 말을 했습니다.


“네가 아닌 것 같아”


여우친구가 말하자 옆에 있던 양 친구도 한마디 합니다.


“재밌는 얼룩무늬가 없으니까 시시해 보여”


친구의 말에 얼룩말이 버럭 화를 냅니다.


“뭐가 시시하다는 거야? 그 우스운 무늬를 너희들은 비웃고 있었잖아!”


얼룩말의 큰소리에 뒤에 서있던 노루 친구도 말했습니다.


“비웃었다고? 우린 네 무늬가 부러웠는걸?”


“맞아~ 어디서든 눈에 띄어 멀리서도 너라는 걸 금방 알아볼 수도 있고, 같은 농담도 그 무늬의 얼굴 표정 때문에 더 재밌게 들리는 것 같아 질투도 했는데?”


친구들 모두 그토록 싫어했던 자기의 무늬를 부러워했다는 말에 얼룩말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하나둘 자기 곁에서 멀어져 다른 곳에서 놀기 시작했죠.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변한 얼룩말이 부담스러웠던 것입니다.


할 수 없이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얼룩말.

돌아가면서 생각해 봅니다.


‘그래 내가 어디에 있든 친구들은 금방 나에게 달려왔지 얼룩무늬 때문에 금방 나라는 걸 알았다면서…’


‘그리고 조금만 재밌는 표정으로 얘기만 해도 모두 크게 웃었어 너무너무 재밌다면서 말이야

얼굴까지 나있는 무늬 때문에 표정이 과장되어 보였으니까. 난 그게 싫었는데 친구들은 그걸

부러워하고 질투까지 했다니…’


얼룩말은 냇가에 비친 자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습니다.


분명 멋진 모습이지만 뭔가 자기만의 개성도 사라졌고 재밌는 표정을 지어도 웃겨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시 악어 아저씨네 가게로 간 얼룩말.


카운터에 서있는 악어 아저씨에게 우물쭈물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 아저씨 지운 무늬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물건이 있을까요?”


축 쳐진 얼룩말을 바라보며 악어 아저씨는 미리 준비해 둔 듯 바로 물건을 내어 주며 말했습니다.


“그럼 당연하지~ 자, 여기 내 맘대로 쓱싹 만능펜!으로 다시 너의 무늬를 그리면 된단다.”


악어 아저씨의 말을 듣자 금방 웃음을 되찾은 얼룩말이 물었습니다.


“와~진짜죠? 정말 제 무늬를 찾을 수 있는 거죠?”


“그럼 진짜고 말고, 이 펜으로 원래의 자기 모습을 생각하면서 몸에 그리는 시늉을 하면 금방 다시 무늬가 생길 거란다”


악어아저씨가 자신 있게 말하자 얼룩말은 바로 내 맘대로 쓱싹 만능펜을 사들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눈을 감고 원래의 자기 모습을 생각합니다.


‘바보 같고 우스꽝스러운 무늬가 아니었어, 나를 드러내고 재밌는 아이로 만들어 친구들이 좋아하고 부러워했던 진짜 멋진 무늬였던 거야!’


얼룩말은 진심으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악어 아저씨네 가게에서 산 펜으로 자기 몸에 그림을 그리는 흉내를 내자마자 금방 얼룩무늬가 그려져 막 지워진다 지우개로 지우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와~ 성공이야 멋진 내 무늬들이 돌아왔어!”


얼룩말은 거울로 자기 몸을 확인하자 기뻐 소리쳤습니다.


이제 이 얼룩무늬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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