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악어 아저씨네 상점(7)

수군수군 완두콩

by 김연주


악어 아저씨가 부엌에서 커피 한잔을 들고 가게의 카운터로 오자 두더지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렴, 언제부터 기다린 거니? 큰 소리로 불렀으면 바로 나왔을 텐데 말이야”


악어 아저씨가 커피를 마시며 두더지에게 물었습니다.


“괜찮아요 저도 방금 왔거든요”


두더지는 악어 아저씨의 물음에 대답을 하면서도 가게 안의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렸습니다.


“뭐 특별하게 찾는 물건이라도 있는 거니?”


악어 아저씨가 두더지에게 묻자, 한참을 아무 대답 없이 우물쭈물하더니 들릴 듯 말 듯 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저씨... 혹시 상대방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물건 같은 것도 있나요?”


두더지의 말에 악어 아저씨가 이상하다는 듯 다시 물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서 뭐 하려고?”


“뭘 하긴요, 친구들이 나를 정말 좋아하는지 그런 척만 하는 건지 알게 되면 가짜 친구가 아닌 진짜 친구를 골라 사귈 수 있잖아요”


두더지가 악어 아저씨에게 자신 있게 대답하자, 악어 아저씨는 카운터 위에 올려져 있는 작은 상자를 두더지에게 내밀었습니다.


“그럼, 이걸 주면 되겠구나 바로 수군수군 완두콩~!”


악어 아저씨의 말에 두더지 눈이 커집니다.


“수군수군 완두콩 이요?”


“그렇단다 이걸 이어폰처럼 귀에 꽂고 있으면 내 앞에 서있는 상대방의 마음소리가 들리는 물건이지”


두더지는 악어 아저씨의 말을 듣자마자 그 물건을 냉큼 사들고 가게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누구든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을 거야, 모두의 진짜 속마음을 알게 되면

기쁘고 신이 나겠지?’


두더지는 속으로 생각하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수군수군 완두콩을 가지고 학교에 온 두더지.


언제 어떻게 수군수군 완두콩을 써볼까? 하고 기회를 보던 두더지는 미술시간 짝꿍의 속마음을 알아보기로 합니다.


아무도 몰래 수군수군 완두콩을 귀에 꽂고는 짝꿍에게 말했습니다.


“나 빨간색 크레파스가 없어서 그러는데 좀 빌려줄래?”


두더지의 말에 잠시 망설이던 짝꿍이 빨간색 크레파스를 집어주며 말합니다.


“그래 알았어”


짝꿍이 준 빨간색 크레파스를 두더지가 받자마자 짝꿍의 속마음이 들려옵니다.


-내 크레파스는 새건대 빌려주기 싫어, 내가 쓰기도 전에 빌려주는 건 좀 아깝단 말이야-


짝꿍의 속마음을 알아버린 두더지가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야, 치사하게 친구한테 크레파스 한 개 빌려주는 게 그렇게 아깝냐? 됐다 안 쓴다 안 써”


두더지는 속으로는 빌려주기 싫은 마음을 숨기고 억지로 자기에게 크레파스를 건넨 친구가 싫었습니다., 솔직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죠.


그리고 쉬는 시간에 두더지는 옆반에 있는 친한 친구에게 갔습니다.


“염소야 뭐 해?”


반 친구들과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던 염소에게 다가가 두더지가 말을 걸었습니다.


“두더지야 어서 와~ 우리 이따 학교 끝나고 운동장에서 놀다 갈려고, 그래서 어떤 놀이를 할까 얘기하고 잇었어”


기린의 말에 두더지도 같이 놀고 싶었습니다.


“진짜? 나도 같이 끼워줘”


두더지가 말하자 기린이 다른 친구들을 쓱 하고 쳐다보는 듯하더니,


“그래 너도 같이 놀자”


“그래 여럿이 놀면 더 재미있으니까”


염소도 다른 친구들도 모두 좋다고 대답했지만 또다시 수군수군 완두콩 때문에 속마을이 들려왔습니다.


“두더지는 아직도 자기 반에 친한 친구가 없나?” 하는 염소의 말.


“우리 반도 아닌데 왜 자꾸 끼는 거야? 눈치도 없이” 옆에 서있던 기린의 말도 들리고,


“쟤는 무슨 말만 하면 꼬치고치 캐물어서 좀 그런데...” 하는 송아지의 말도 모두 들리자


두더지는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그리고 괜히 친구들에게 화를 냈죠.


“나도 우리 반에 친구 있거든~ 그리고 기린 너도 눈치 없는 건 똑같잖아! 또, 내가 언제 꼬치꼬치 캐물었다는 거야?”


씩씩 거리며 갑자기 자기들에게 화를 내는 두더지를 모두 이상하게 쳐다보자, 두더지는


“흥~! 나도 너희들이랑 놀 생각 없어” 하고는 자기 반으로 돌아가버렸고


자기들의 속마을을 들킨 다른 친구들은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 한 채 서로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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