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맛이야! 기억 봉
악어아저씨가 점심을 먹고 잠시 닫아두었던 가게 문을 열자 걱정을 하나 가득 안은 듯 어두운 얼굴의 돼지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손님~”
“네 안녕하세요”
악어아저씨가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지만 무슨 일인지 돼지 손님의 목소리는 우울했죠
그러다 한숨을 아주 크게 한번 내쉬고는 악어 아저씨에게 물었습니다.
“저기 혹시 제 미각을 돌아오게 해 줄 물건이 있을까요?”
돼지 손님의 말에 악어 아저씨가 물었습니다.
“미각이요? 맛을 보는 감각을 말하는 거죠?”
“네 맞아요 전 요리사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 크게 몸살을 앓고 난 뒤부터 혀에 감각이 무뎌져서 아무 맛도 느낄 수 없게 되었어요, 바로 내일 아주 중요한 행사장에서 요리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돼지 손님은 지금이라도 당장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악어 아저씨도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을 고민하다 선반 맨 아래 서랍장을 뒤져 찾아낸 물건을 돼지 손님에게 내밀었습니다.
“자 그럼 이 물건이 좋겠군요. 바로 그래, 이 맛이야 기억봉~!”
악어 아저씨는 20센티 정도 되는 무지개색이 칠해져 있는 나무봉을 들고 돼지 손님에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래 이 맛이야 기억봉은 이름 그대로 손님이 기억하고 있는 맛을 끄집어내는 물건입니다”
악어 아저씨의 말에 돼지 손님은 크게 기뻐하며 외치듯 물었습니다.
“정말, 진짜로 그게 가능하다고요? 그럼 지금 당장 사야겠군요”
흥분한 돼지 손님은 지갑을 꺼냈습니다.
악어 아저씨는 돼지 손님을 보고 웃으며 사용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손님, 요리를 만들면서 맛을 봐야 할 때 이 기억봉을 살짝 가져다 대면 어떤 맛인지 나에게 바로 느껴지게 됩니다, 아주 간단하죠”
돼지 손님은 사용설명을 듣고는 그래 이 맛이야 기억봉을 사들고 가게 밖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주 큰 파티가 열리는 곳에 메인 셰프로 초청된 돼지는 그래 이 맛이야 기억봉을 몰래 품속에 넣고는 요리를 만들며 보조 셰프들을 지휘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기를 구울 때는 불의 온도를 확인하도록”
“수프는 너무 짜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해”
돼지의 큰 소리로 말하자, 보조 셰프들 모두 대답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돼지 메인 셰프는 많은 보조 셰프들의 사이사이를 돌며 요리 재료와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을 체크하며 해야 할 일들을 정해주었습니다.
“고기는 이 정도면 잘 익었군, 소스는?”
돼지 셰프가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스테이크와 함께 나갈 소스의 맛을 봅니다.
하지만 미각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슬쩍 맛을 보는 척하며 그래 이 맛이야 기억봉을 소스에 대자 금방 자기 혀에 소스의 맛이 전해져 왔습니다.
속으로 깜짝 놀란 돼지는 표정을 숨긴 채 말했습니다.
“소스에 레몬 즙을 살짝 뿌려서 나가도록 애 그럼 더 맛이 좋을 거야”
소스를 만들고 있는 보조 셰프에게 돼지가 말하자 “네 셰프님!” 하며 곧바로 레몬의 즙을 짜기 시작합니다.
“양파가 너무 커, 좀 더 작게 썰어~!”
“네, 셰프님”
“생선을 너무 바싹 구우면 안 돼"
"네 셰프님”
“단맛이 부족해, 초코 시럽을 좀 더 추가하는 게 좋겠군”
“네 셰프님”
돼지 셰프는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음식들을 체크해 가며 파티에 초대되어 온 많은 손님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물론 아무도 모르게 그래 이 맛이야의 기억봉의 도움을 받으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