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맛이야! 기억 봉
돼지 셰프는 많은 요리들을 만들었고 하나같이 모두 훌륭한 요리에 손님들은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너무 자기 기분에 빠져있던 돼지 셰프가 그만 그래 이 맛이야 기억봉을 바닥에 떨어뜨려고 자기 발로 밟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안돼~!”
크게 놀란 돼지가 얼른 주워 그래 이 맛이야 기억봉을 붙여보지만 이미 부러진 봉은 붙지도 않았고 역시나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멍청이 들뜬 기분에 이런 실수를 하다니, 앞으로 만들 요리가 많은데 어쩌지?’
당황한 돼지 셰프는 어쩔 줄 몰라 식은땀이 온몸에 흐르고 눈앞이 캄캄해져 급기야 바보 같은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이대로 도망칠까?’
‘팔을 다쳤다고 거짓말을 할까?’
‘아무런 맛도 느낄 수 없는 지금 요리를 만들다 실수라도 하면 난 끝장이라고’
돼지는 혼란 속에서도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진정시킨 돼지는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아니야 지금까지 나는 셰프였고 앞으로도 셰프일 거야’
돼지는 눈을 감고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들을 되짚어 봅니다.
그리고는 두 눈을 번쩍 뜨고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나는 오랫동안 익혀온 감각이 있어, 지금 맛은 느끼지 못해도 재료를 손질하던 손끝의 감각, 매일매일 만들어 냈던 요리들을 눈으로 기억하고 있어, 그래 나는 할 수 있어 지금 필요한 건 나를 믿는 자신감뿐이야!’
돼지 셰프는 그렇게 마음을 먹고 지난 세월 쌓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성껏 요리를 했습니다.
고기, 생선, 채소, 과일, 밀가루, 설탕, 소금, 오일 등등 수많은 재료들을 만지던 촉감의 감각, 지글지글, 타닥타닥, 치익치익 재료들이 삶아지고 구워지고 튀겨지던 귀로 듣고 익혔던 청각과 코끝으로 끊임없이 느끼고 기억한 후각, 그리고 요리의 완성을 판단했던 육감까지 미각을 대신한 많은 감각들로 돼지 셰프는 마지막 하나의 요리까지 집중해 만들었습니다.
드디어 모든 요리가 끝이 나고 모든 힘을 쓴 돼지 셰프는 의자에 지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자 하나 둘 같이 일했던 보조 셰프들이 다가왔습니다.
“셰프님 정말 대단하세요”
“네 진짜 너무 감동이었어요 그렇게 열정적으로 요리를 하는 모습에 감탄했어요”
“저도 돼지 셰프님 같은 멋진 셰프가 되고 싶어요”
온 마음을 다 바쳐 열정적으로 요리를 한 돼지 셰프에게 감동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요리를 맛본 많은 손님들도 돼지 셰프를 찾아와 찬사와 칭찬을 아낌없이 보냈습니다.
“셰프님, 정말 모든 음식이 너무 맛있었어요”
“이 요리의 레시피를 얻어가기는 힘들겠죠?”
“다음 제가 여는 파티에도 요리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동료 셰프들과 손님들 모두 자기에게 진심 어린 말들을 하자, 돼지 셰프는 자기가 요리를 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과 앞으로 더 맛있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리를 하는 셰프가 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그래 이 맛이야 기억봉은 잊은 지 오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