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내가 싫어
친구들과 학교 놀이터에서 놀던 바바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지?’
바바는 용기도 없고 소심하고 겁 많은 자신이 싫었다.
오늘 바바의 하루는 정말 길고 힘들었는데, 그 시작은 같은 반 친구 야옹이가 교실로 들어오자마자
“오늘 나랑 짝꿍 할래?” 하면서부터였다.
바바의 반은 매주 금요일 하루 자유롭게 앉고 싶은 친구와 짝꿍을 할 수가 있었는데 오늘이 바로 금요일이었다.
누구에게 먼저 다가가 ‘나랑 같이 짝꿍 할래?’라고 말할 용기가 없는 바바는 금요일마다 제일 먼저 등교를 하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누군가가 자신 옆에 앉아주길 기다려왔었다.
그런데 오늘 기적처럼 반에서 인기가 제일 많고, 바바가 속으로 좋아하는 야옹이가 자기에게 짝꿍을 하자며 말을 걸어왔었던 것이다.
순간 바바의 가슴은 청둥이 치는 것처럼 꽝꽝거렸고, 얼굴은 새빨갛게 익은 토마토처럼 변했으며, 긴장감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입술은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아... 어... 어... 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바바.
그 모습을 쳐다보던 야옹이는 “싫으면 됐어” 하면서 다른 친구에게 가버렸다.
바바는 얼른 “아니야 나도 너랑 짝꿍 하고 싶어!” 크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아만 있었다.
결국 바바의 짝꿍은 원래 짝꿍인 다람쥐 친구 다람이었다.
“오늘도 우리는 짝꿍이네?”
다람이가 웃으며 바바에게 말하자,
“응, 그러네 하하하”
바바도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바바는 다람이가 싫은 건 아니다, 말도 재미있게 잘하고 착한 다람이는 좋은 친구이며 좋은 짝꿍이지만,
오늘은 야옹이와 짝꿍을 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 우울했다.
그리고 그때 왜 용기를 내지 못해, 먼저 다가온 야옹이가 다른 친구에게 가버리게 만들었는지 계속 후회하면서, 이 일로 야옹이가 자기를 싫어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친구들과 학교 놀이터에서 놀 때였다.
덩치가 큰 두 명의 아이들이 한 친구를 놀리기 시작한다.
“얘 머리 모양 좀 봐~ 진짜 웃기게 생겼어”
멜빵바지를 입은 키 큰 아이가 둥근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양 친구를 보고 놀리기 시작하자,
“그러게~ 모든 양들은 너처럼 우스꽝스러운 머리를 하고 다니는 거냐?”
또 다른 한 아이가 심술궂은 표정을 지으며 오른손에 핫도그를 쥐고 왼손으로는 양 친구의 머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결국 놀림당하던 친구가 울음을 터트리자 두 아이가 크게 웃으면서 이번에는 울보라며 놀리고 괴롭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바바는 화가 났다.
당장 뛰어가서 ‘그만해, 친구를 괴롭히는 건 나쁜 짓이야’ 소리치고는, 울고 있는 친구를 앉아주고 싶었다.
진짜였다.
그렇지만 키와 덩치가 자기에 비해 두 배나 더 큰 두 아이들이 너무 무서워 두 발도, 입도 떼지 못한 채 울고 있는 친구를 바라보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