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의 비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바바의 마음은 어둡고, 슬프고, 화가 났으며 ‘나는 겁쟁이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책가방을 책상 위에 대충 올려두고 침대 위에 앉으니, 자기도 모르게 크게 한숨이 나왔다.
“후 우우~~~~ 나도 용기가 많았으면 좋겠어”
바바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는데, 이 소리를 들은 바바의 할아버지가 가볍게 방문을 노크하며 들어오셨다.
“우리 바바 학교 잘 다녀왔니?”
“네 할아버지, 학교 다녀왔습니다.”
바바가 힘없는 목소리로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한다.
“그래, 그래~ 그런데 웬 한숨이니, 무슨 일 있었니?”
할아버지가 바바 옆으로 다가와 다정하게 물으시자, 바바는 머뭇거리며 오늘 있었던 일들을 천천히 이야기했다.
바바의 이야기를 모두 들으신 할아버지는 바바의 손을 이끌고 거실을 지나 할아버지 방으로 데려갔다.
그리고는 “바바야 잠시만 기다리렴” 하시고는 장롱 깊숙한 곳에서 작고 낡아 보이는 가죽 상자를 하나 꺼내 바바 앞에 내놓으시고는 방문을 꼭 닫고 창문에 커튼을 치셨다.
집에는 엄마, 아빠와 동생도 없었고 할아버지와 자기뿐이었지만 할아버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바바야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너와 이 할아버지만 아는 비밀 이야기가 될 거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겠니?”
바바도 주위를 살피며 작은 목소리로 “네, 할아버지 약속할게요”
바바의 다짐에 할아버지는 빙긋이 웃으시고는 상자의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구식이지만, 꽤 멋있는 선글라스가 들어있었다.
“이건 뭐예요 할아버지?” 바바가 묻자,
할아버지는 “이건 우리 집 대대로 내려오는 슈퍼매직 선글라스란다”
“슈퍼매직 선글라스요?”
두 눈이 동그래진 바바가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하자,
“쉿!~~~ 조용히”
할아버지는 얼른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는 바바에게 작게 말씀하셨다.
“앗! 죄송해요, 그런데 이게 진짜 마술 안경이에요? 보기에는 그냥 평범해 보이는데...”
바바가 선글라스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투로 묻자,
할아버지는 진지한 얼굴로 바바를 바라보며,
“이걸 쓰면 용기와 힘이 생겨서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낼 수 있게 된단다”
“에이~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바바가 믿지 못하자,
“어디 있기는, 여기 있지~ 진짜란다 바바야, 이 선글라스를 쓰면 자기도 모르게 자신감이 쑥쑥, 용기도 힘도 막 솟아난 단다니까!”
그리고 자신이 어릴 때 이 슈퍼매직 선글라스를 쓰고 했던 멋진 일들을 이야기해 주셨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든 바바는 가슴이 콩닥콩닥 거려서 잠을 잘 수 없었다.
할아버지에게 받은 선글라스가 들어있는 상자를 베개 밑에 숨겨 두고는 몇 번씩이나 잘 있는지 손끝으로 확인했다.
‘할아버지 말씀이 진짜일까? 이 안경이 정말 나를 용기 있는 아이로 만들어줄까?’
바바는 밤새 뒤척이며 정말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