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임금님은 벌거벗은 것일까

by 쓱쓱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아이가 외쳤다


임금님은 아차, 했다

신하들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떨구었다

구경꾼들은 일제히 쑥덕였다


벌거벗은 것이 맞구나

세상에!


그러나 소리쳤던 아이 외엔 아무도 크게 말하지 못했다


아이의 엄마는 재빨리 아이의 입을 손으로 막았고

아이의 아빠는 황급히 아이를 자기 뒤로 숨겼다


사람들은 안도했다

쑥덕거리며 안도했다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구나

휴!





과연 진실이란 무엇일까?


과연 진실이 그 자체로 존재할까?


많은 경우 진실은 그 자체로 존재하기보다

다수에 의해 만들어진다.


즉,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것이 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결국 진실은 믿음의 영역인 걸까?


한 개인이 아무리 아니라고 울부짖어도

집단이 맞다고 인정하는 순간

진실은 새롭게 몸을 바꾼다.


또는


절대적인 힘과 막강한 권력을 지닌 한 개인이

어이없게도 진실이라고 우기면

다수가 아니라고 느껴도 그것은 절대적인 진실이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그것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진실은 힘의 영역인 걸까?


뭐가 되었든,

그러다 보면

결국 진실은

모르는 영역으로 들어가고

마지막엔 질문으로 남겨진다.


임금님은 과연 벌거벗었을까?

나는 과연 어리석은 사람일까?


그나마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어린아이 그대로의 시선과

소리칠 수 있는 무모한 순진함 정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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