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4일차
마음이 뽀송해지는 몇 가지 표현 중에 “같이 갈래?”가 있다.
꽤나 귀찮은 일도 누군가 같이 갈래?라고 물으면 왠지 모르게 그냥 기꺼이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같이 갈래?라는 말에는 몇 가지 삶에 필요한 주요한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먼저 같이 갈래?라는 표현 속에는 그에게 내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전달된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존재의 긍정이자 의미가 된다. 그렇다고 꼭 필요해야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역할을 갖는다는 건 상당히 뿌듯한 일이기도 하고 보람찬 일이기도 하다. 스스로 동기를 만들어 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외부의 긍정적 자극이다.
I need you.
분란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이 말이 주는 정서는 얼마나 강력한가.
일 초도 함께 있을 수 없는 끔찍한 대상이 아니라면, 이 말 앞에 마음이 동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또 함께 갈래? 에는 함께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 머무르며 그 순간을 같이 경험하자는 초청이 있다.
일반적으로 초청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뭔가가 준비되어 있고 그것을 나와 함께 누리자는 의미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비록 이미 익숙한 상황에 노출된다고 해도 동행하는 ‘그 사람’과 느낄 수 있는 것들은 예측이 불가하기에 초청은 언제나 기대를 증폭시킨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동행을 필요로 할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탄생과 함께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인 듯하다.
엄마의 몸에서 만들어지고 완전한 일치감을 누렸던 우리는 모두 탄생 후 필연적으로 그 일치감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 결과 우리는 평생 고독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살아간다.
엄마와 함께 했던 그 원초적 경험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그대로 각인되어 수시로 떠오른다.
분리된 주체이지만, 시원(始原)의 상실된 일치감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같이 가자고, 동행하자고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