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20일차
그 시절 미국행 대학 입시가 완벽히 실패로 끝난 후 나는 한국으로의 대학 진학을 급하게 결정했다.
특히 한국 대입 입시를 위해서는 현지 학교 고3 2학기 시험을 앞당겨서 봐야 했는데, 그래야 전체 학년 성적표를 공증한 후 한국 대학의 입시 일정에 맞춰 비행기를 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담당 과목 선생님들을 일일이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혼자 공부해 시험을 봤다. 약속된 시험 날짜에 맞춰 담당 과목 선생님들이 수업 중인 반에 들어가 과목별 시험을 치렸다. 그리고 그렇게 마지막 과목이었던 영어시험을 마친 내게 선생님이 말했다.
“넌 어디서 무엇을 하든 다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분명 한국에서도 잘해 낼 거야.”
선생님은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이 말은 모국어처럼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쭉 내게 그녀의 말은 단순한 언어를 넘어 하나의 신념으로 남았다.
한국을 떠난 지 8년이 지났고 많은 변화와 변수는 예측 불가한 것이었다.
쫄보가 되기 싫어 겉으로 당당해 보이려 애썼지만 사실 그 당시 나는 좀 불안했다.
고등 과정을 한국에서 거치지 않고 대학 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컸다.
하지만 영어 선생님의 마지막 응원은 이후 평생 나를 일으켜 세우는 강력한 주문이 되었다.
그녀의 응원이 이처럼 강력하게 남은 이유는 그 응원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인정과 믿음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를 응원할 때 막연히 잘할 수 있다는 말은 피상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
대신 그 사람이 지닌 가능성을 믿고 그에 기반한 응원의 말은 실제로 큰 힘이 된다.
여기서 방점은 '긍정적인 예측의 말'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믿음'에 있다.
요즘 나는 꽤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의 말을 한다.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앞으로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한다.
그리고 그 시절 나의 영어 선생님처럼 진심으로 그 사람들이 가진 힘과 가능성을 온전히 믿는 믿음에 근거하여 응원의 마음을 전달한다.
그들도 나처럼 인생의 강력한 주문을 만들 수 있도록 나의 온 마음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