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뭐쓰 프로젝트의 시작.
(매)일 (뭐)라도 (쓰)기_프로젝트
종국엔 읽고 쓰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중해식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걸 알면서도
매콤한 해물 짬뽕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나와
콜레스톨의 위험과 노화에 맞서 매일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이 올려놓은 운동 영상만 머릿속으로 열심히 따라 하는 나와
유명한 사람이 엄지 척을 날리며 좋다는 추천 책에 급삘(?) 받아
즉흥적으로 구매를 해 놓곤 고대로 책장 위에 쌓아두는 나에게
밥을 먹고 잠을 자듯 주기적으로 읽고 쓰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다.
습관이 될 만큼 내구성이 튼튼하지 않은 모든 것들은
철저한 엔트로피 법칙을 따르기 마련이라
조금만 긴장을 늦춰도 무질서와 혼돈의 상태로 돌아간다.
결국 단순한 방법은 습관으로 만드는 것뿐이라는 걸
다시 습관적으로 되뇌었다.
그렇게 정신이 슬슬 녹슬 무렵,
심각성에 머리가 띵해졌고
잘 쓰던 못 쓰던 계속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매일 쓰기 30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혹자는 이제 누군가가 부여한 과제를 해치우는 단계는 뛰어넘어야 할 나이라며
스스로에게 과제를 부여할 줄 아는 성숙한 인간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설파했으나, (대게 남편들은 옳은 말을 잘하지만, 그 말은 진정 옳기만 하다.)
나는 나의 나약함과 게으름에 대한 열등의식을 버리는 것이
결국 나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값진 공부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에(실제 상담심리대학원 및 수련 비용은 만만치 않다.)
나는 아직 미숙하고 수동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공포하며
뜨거운 7월 한 달 매일 짧은 글을 썼다.
매일 주어지는 하나의 단어와 그 단어에 대한 단상을 1000자 이내로 작성하는 글쓰기를 하면서
내가 얻는 가장 큰 것은 바로,
나는 매일매일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이었다.
비록 마음을 사로잡는 마법 같은 글이 아니라도
감동과 감격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글이 아니라도
나는 매일 글을 쓰며 매일 나를 알아가며 매일 조금씩 스스로를 확장해 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 귀한 경험을 매뭐쓰(매일 뭐라도 쓰기) 프로젝트로 칭하기로 했다.
이제 7월 매뭐쓰 프로젝트 30일간의 여정을 하나씩 풀어내면서
혹자의 말처럼 이제는 스스로 과제를 부여하여 매뭐쓰 월별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려고 한다.
이러한 시도로 인해 결국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멈추지 않고 읽고 쓰는 사람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