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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노란 Jun 11. 2016

심플하게 산다 /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도미니크 로로 / 바다 출판사


'심플하게 산다'는 2012년에 출간된 책으로 우리나라에 아직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지 않던 시기에 출판된 책이고 제가 아이를 낳기 전, 더 적은 짐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시기에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 덕분에 미니멀리즘이란 무엇이고 어떤 삶인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미니크 로로는 프랑스 출신 수필가로 심플한 삶을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가 추천하는 심플한 삶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본식 식기에 프랑스 식사를 하는 등 서양인으로써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고 삶에 적용하는 독특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자유, 평화, 인간적인 가치, 신념, 기쁨, 즐거움"과 같은 정신적인 것과 "우아함, 아름다움"과 같은 외적인 적, "감각, 건강"과 같은 신체적인 것이 함께 조화롭게 융합된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을 중요시할 때 삶이 더욱 풍요롭고 행복해진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꼭 필요한 물건만 질 좋은 것을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꼭 필요한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을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그렇지 않은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알아야 그에 맞춰 필요한 물건을 구분해 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심플하게 사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멋지게 보이거나 여유로워 보이는 것은 이처럼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깨닫고 인정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결정했다면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급적 가장 아름답고 튼튼하고 가볍고 쓸모 있는 제품을 고르기를 권합니다. 이런 좋은 제품은 일상생활을 좀 더 편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용할 때마다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물건에 애정을 가지게 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애정이 있는 물건은 낡았을 때 그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사는 대신 고쳐서 더 오래 사용하고 싶게 만들어 주고, 이건 장기적으로 물건을 적게 구입하게 해주므로 미니멀 라이프에 무척 잘 어울리는 방식인 셈입니다.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집, 자동차, 돈, 그리고 몇 가지 아름다운 추억만 남기고 홀가분하게 나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심플하게 살기 위해서는 물건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정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간관계나 삶의 방식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몇몇 관계나 습관들은 우리를 더 즐겁게 하거나 건강하게 하거나 아름답게 하지 못하는데도 우리는 그것을 안고 살아갑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거나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쇼핑하는 시간과 돈을 없앤다면, 좋아하는 가게에서 맛있는 브런치를 먹거나 밤하늘을 바라보며 와인을 마실 돈과 시간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또한 저자는 이 책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건강,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 배움과 같은 것들입니다. 심플한 삶에 이것들을 더해 보다 나은 삶을 살자는 것이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저지는 심플한 삶은 '충분한 삶',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들을 유익하게 이용하는 삶과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심플하게 사는 것이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시간 동안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건을 비우고 주변을 정리하는 것은 건강을 지키고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가꾸는 것과 함께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행동하자.




저자는 자신이 더 나은 삶을 살길 원한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볼 것을 권했습니다.


1.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생각하라

2.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하라

3. 변화할 수 있음을 확신하라

4. 실천하라


저는 당시에 이 부분을 읽고 일기장에 제가 원하는 생활 모습을 글로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2016년이 된 지금 이용하고 있는 생활 계획표입니다.


저도 얼마 전에 메모를 정리하면서 발견한 내용이라 무척 놀라웠는데 아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오후 7시) 자기 때문에 저녁 일정이 바뀐 것을 빼면 제가 예상했던 거의 그대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사는 삶을 심플한 삶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심플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삶 정도라고 보았을 때 무척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쉽게도 이 책은 심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어떻게 물건을 비워야 하는지, 어떻게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하는지, 어떻게 질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습니다.


또한 심플한 삶을 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무척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과연 진짜 "심플함인가?"에 많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바빠서, 돈이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또다시 그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또한 좋은 자세를 유지하고 뭔가를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는 등 심플하고 충분한 삶을 위해서 우리가 추가로 더 해야 할 것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 삶에 그것들을 넣음으로써 제가 과연 심플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그것은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심플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 어떤 느낌이 드는 삶인가? 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입니다. 때문에 아직 심플한 삶이나 미니멀리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는 분들께서 읽는다면 심플한 삶을 추구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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