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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노란 Aug 02. 2016

지극히 적게 / 도미니크 로로

삶 곳곳에서 실천하는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을 생각하면 "물건"을 떠올립니다. 또 미니멀리스트란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도미니크 로로의 지극히 적게는 물건뿐만 아니라 관계, 마음, 생각, 시간 등 보다 넓은 의미의 삶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도미니크 로로 저서의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물건보다도 미니멀한 정신에 대해 무척 많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작가가 해당 분야에 매력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점도 전해져 옵니다. 무위, 초월, 여유 등의 어휘를 사용하며 선불교, 도교, 유교, 청교도, 스토아학파의 가르침을 이야기하며 최근에 출간되는 거의 대부분의 책과 반대의 흐름을 지향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빈 공간과 마찬가지로, 내면의 평화와 무위, 무엇인가에 얽매이지 않는 마음은 당신을 평범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남다른 고귀함으로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 준다.




그 덕분에 책에서는 물건 줄이기에 대한 이야기보다 "여유롭게 식사하는 법", "시간을 천천히 사용하는 법", "인간관계를 심플하게 만드는 법", "생각을 덜어내는 법", "일상생활을 우아하게 만드는 법" 등에 대한 이야기를 훨씬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은 무척 와 닿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했는데 여유롭게 식사하는 법이나 일상생활을 우아하게 만드는 법 같은 것은 미니멀리즘과 특별히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목차 참조: 알라딘 지극히 적게 링크


또한 원칙, 편견, 인습, 고정관념을 깨야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책 전반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무척 아이러니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관계에서의 미니멀리즘을 이야기하면서 약한 사람일수록 타인을 필요로 하므로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때 약한 사람일수록 타인을 필요로 한다는 것 역시 고정관념입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의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무척 좋은 말들이 많이 수놓아져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큰 줄기가 미니멀리즘, "적음"으로 표현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리 "우아한 여유로운 삶" 쯤이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다른 책들과 달리 삶 전반에서 미니멀리즘을 실천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구체적으로 내 삶의 어떤 요소들에 미니멀리즘을 적용해 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내 인간관계는 과연 미니멀한가? 지나치게 많은 일에 매달리고 있지 않은가? 내 시간이 불필요한 활동들로 채워지고 있지는 않은가? 등등!


물건을 비우는 미니멀리즘 책이 식상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사랑이나 행복처럼 보편적이고 무한한 주제를 이야기하면 일상이 특별해진다. 사랑이나 행복을 조금씩 누리며 인생의 광채를 음미해 보자. 행복은 생각하는 곳에 있는 게 아니다. 시냇물, 제비꽃 향기, 친구를 다시 만난 기쁨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행복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더 대단해 보인다. 행복에 다다르려면 행복을 의식하고, 원하고,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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