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하지 못한 말들

by 연서인

나는 사람의 마음을 잘 느끼는 편이다.


그냥..

그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말투, 톤, 눈빛, 제스처..


이 모든 것으로부터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진다.


지금 이 사람이 지쳐 있는지,


서운한지,

농담을 던지는 건지.


대충은 안다.


그러면 나는

그에 맞게 반응을 한다.

그것도 제법 잘.


그런데... 유독,

단톡방에서는 대처가 잘 안된다.


자꾸.. 망설여진다.



내 단톡방은 다 무음이다.


한 번 들어가 보면

90개, 120개.

그날의 대화는 이미 한참을 지나가 있다.


오고 가는 대화 속

농담이 대부분이고

가끔은 진지한 이야기도 오가지만


나는 늘

한 발 물러나 있다.


수많은 말들이 있는데

글자로만 보일 뿐

그들의 마음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가끔 웃긴 말이 올라오면

나도 반응을 하고 싶어

손가락을 분주히 움직여보지만


전송버튼 앞에서

멈춘다.


내가 쓴 이 말이 적절할까?

다른 사람들이 내 답장을 보고 뭐라 생각할까?

괜히 분위기를 깨는 건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때문에

결국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나는 나의 글자들을 하나하나 지워나가기 시작한다.



하루는

답장을 써놓고

남편에게 보여줬다.


"이렇게 보내면 될까?"


몇 번을 그렇게 물어보니

옆에서 큰 아이가 그런다.


"엄마!! 그냥 보내면 끝이지,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


듣고보면 맞는 말이다.

보내면 끝인데,


나는 그 끝맺음이 어렵다.



어쩌면 나는

마음을 잘 느끼는 사람이기 전에


누군가의 눈에

이상한 사람,

눈치 없는 사람,

분위기를 깨는 사람 그리고..

틀린 사람으로 남는게

두려운 사람인지도 모른다.


일대일의 대화에서

대처를 잘 할 수 있었던 건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의 표정으로

'아 괜찮았구나.' 하고


하지만 단톡방에는 확인이 없다.

읽었는지,

어떻게 읽혔는지,

조금이라도 불편했는지.


이런 알 수 없는 사실이

나를 멈추게 한다.


조금 더 무난한 사람이 되려고 하고

조금 더 튀지 않는 말을 고르고,

조금 더 안전한 사람으로 남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대화는 이미 흘러가 있고..


나는 아직

전송 버튼 앞에서

끝을 망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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