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단 행동으로

by 연서인

생각보다

내 생각을 타인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일은 어렵다.


아무리 또박또박 설명해도

말은 듣는 사람의 자리에서

다른 모양으로 해석된다.


나는 오랫동안

내 생각을 더 정확히 설명하면

언젠가는 납득시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특히 부모를 설득하는 일은

내가 어른이 되었음을

증명하는 몸부림 같았다.


그저

인정받고 싶었다.

틀리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지난 날

명절이라 모인 가족들과 함께

식탁 위에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다.


그 와중에

내가 꺼낸 선택은

순식간에 걱정이 되었고,

설명이 길어질수록

나는 점점 미숙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 순간 깨달았다.


아,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구나.



설득은 끝이 없다.

동의는 잠시지만, 의심은 오래 남는다.


하지만 시간은 다르다.


시간을 통과한 선택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남는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설득하지 말자.

대신 살아내자.


내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조용히 보여주자.


그때는

누가 옳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이미 드러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는

그들을 설득하려 했던 게 아니라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빌리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행동은 책임을 동반한다.


그래서 나는

행동보다 말을 먼저 꺼냈다.


말은 되돌릴 수 있지만

행동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설득은

상대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내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 이르는 일이라는 것을.


말보다 행동이 무거운 이유는

그 안에

핑계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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