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다다다
"엄마, 나 먼저 간다~"
"어, 잘 다녀와~"
다다다다다
"엄마, 지퍼는 엘베에서 채울게 나 간다!!"
"어, 조심히 잘 다녀와~"
탕
유난스러운 아침.
텅 빈 현관을 바라보다 돌아서려는데
"아, 따라오지 말라고"
내 발목을 붙잡는 작은 목소리
서둘러 신발을 신고 문을 열었다.
돌아서자 마주친 둘째의 눈빛이
왜 그리도 서럽게 느껴지는 걸까
가슴 한켠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현관문 손잡이만 붙잡고 서 있었다.
가장 즐겁고 설레어야 할 아침인데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저 작은 몸집의 아이에게
'형' 이라는 큰 짐만 실어 보냈다.
내 입에서 나간 말은 훈계였을까, 아니면
평화를 가장한 강요였을까.
형의 마음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아는 나인데도
그 마음을 먼저 읽어주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하루하루 변해가는 아이들인데
그게 당연한 일인데.
어릴 때는
동생을 물고 빨고 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무심한 눈빛, 차가운 말투로
동생을 밀어낼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누구보다 독립하고 싶어
몸부림치는 나이가 되었으니까.
알면서도 작은 아이의
그 슬픈 눈망울을 볼 때면
나도 같이 서운해지나보다.
생각해 보니
나도 한때
누군가의 큰 언니였다.
동생을 밀어내는 저 아이에게서
가끔 내가 비춰질 때가 있다.
그래서 아마
오늘 아침의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언젠가 했던 말이니까..
이제는
누구보다 독립하고 싶어 몸부림치는
큰 아이의 홀로서기를
인정해줄 때가 된 것 같다.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어 손을 내미는
작은 아이의 간절함을
내가 더 채워줘야 할 것 같다.
'형제애' 라는 그 뻔한 이름 아래
두 아이의 지금을
묶어두지는 말아야겠다.
인정과 사랑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응원은
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