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고 있었지만, 추억 속에는 없었던 나의 자리
한때는 나와 가장 절친이었던 친구
그리고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한 살 차이의 동생이 있다.
한동안 나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다.
앞만 보고 달렸고,
그 시간 동안 둘의 추억 속에는
내 자리가 없었다.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닌,
나의 선택이었다.
가끔 우리는 함께 모인다.
같이 있으니 좋고, 웃음도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부터 묘한 외로움이 밀려온다.
그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 시간의 농담,
그때의 에피소드,
서로만 아는 표정과 리듬.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웃고 있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공허함이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그 순간, 나는
그들의 추억 속에서는
낯선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오늘 만남의 자리에서는
그 감정이 유독 더 선명했다.
사람들 속에 있는데도
가슴이 휑했다.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를 아껴주는 모습이 고마우면서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나만 생각하며 살아온 시간들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비어 있는 자리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 외로움은
질투도, 서운함도 아니었다.
다만
내가 비워둔 시간의 무게가
이제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군중 속의 외로움은
혼자일 때보다 더 선명하다.
함께 있어서,
더 또렷해진다.
그래서 오늘은
이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어본다.
후회 대신,
이해로.
그래서 다음에 다시 만날 때는
추억을 따라 웃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의 시간을 함께 만드는 사람으로
조금 더 곁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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