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이 많은 사람

그런 나를 그대로 인정해도 될까

by 조이플연수


나는 원래 틈이 많은 사람이다.

선택 장애가 있고,

결정을 미루고,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그래서 한동안은

그 틈을 숨기려 애썼다.

빈틈없이 살고 싶었고,

단단해 보이고 싶었다.

흠 없는 사람이 되어야

관계도, 일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아름다운 카펫에

의도적으로 흠을 남긴다는 페르시아의 흠 이야기처럼

깨진 구슬 하나가 들어가야

목걸이가 완성된다는 말처럼,

틈이 있어야

무너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걸.


제주도의 돌담도 그렇다.

돌과 돌 사이를 메우지 않아

바람이 빠져나가고,

그래서 태풍에도 버틴다는데.


사람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틈을 메우려 할수록

사람들은 조심스러워졌고,

내가 완벽해 보이려 할수록

관계는 오히려 멀어졌다.


그래서 이제는

나의 틈을 고치려 하지 않기로 했다.

서툰 말,

망설이는 태도,

흔들리는 마음까지

그대로 두어보기로 했다.


나는 원래

틈이 많은 사람이고,

그 틈으로

사람이 들어오고

마음이 숨 쉰다.


빈틈은

나의 결함이 아니라

내가 사람으로 살아 있는 증거다.


이제는

틈을 가진 나를

그대로 인정해도 되겠다고,

조금 늦게

나 자신에게 허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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