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재발, 예쁜 결혼사진
웨딩촬영 한 달 전,
이번엔 구미에 출장을 가있었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쯤이라는 건 알았는데
출장에서 바쁜 업무와,
웨딩촬영 준비까지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2022년 11월,
당시 월드컵이었어서
서울로 올라오자마자
오빠의 검사 결과를 못 묻고 같이 축구를 봤다.
만나자마자 치킨 먹으면서 축구 보자고 밝게 얘기하는 나에게,
차마 결과를 얘기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오빠는 말할 타이밍만 보다가
잠에 드는 순간까지 말을 못 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가는 길,
툭
"검사 결과 나왔어"
나는 그제야
"이번에도 무사통과~?"
"재발됐대"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이번에도 재발이 됐는데, 수술이 어려운 위치래"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수술이 어렵다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모르겠어 다음 주에 가봐야 돼"
갑자기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우리도 그냥 남들처럼 행복하면 안 되는 건가
이제야 좀 안정적으로 살아보려고 하는데 이게 진짜 무슨 일일까
그렇지만 몇 년째 암과 함께 지냈던 덕분에
다른 때보다는 훨씬 빠르게 회복하고
늘 그랬듯이
수술하고 방사선 하면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평소와 다르게
수술이 안되었던 것에 집중했어야 하는데
행복함을 더 즐기고 싶었나 보다.
아니, 사실은 잘 몰랐다.
정말 괜찮을 줄 알았다.
결국 병원에서는
수술이 어려워서 방사선을 하자고 했다.
12월 중순이 웨딩촬영이 계획되어 있어서
12월 말로 일정을 잡았다.
결혼은 이미 많이 진행된 터라
또 미루고 싶지는 않았다.
계획대로 웨딩촬영을 했고
사진은 정말 너무 예쁘게 나왔다.
내가 봐도 우리가 제일 예쁜 부부인 것 같은
다시 찍어도 이보다 더 잘 찍을 수 없다며 기뻐했다.
기분 좋게 사진을 찍고
방사선 파이팅하자고
서로를 응원하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암을 공격하는 방사선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