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의 위로 02
꼼지락꼼지락
여기도 봐봐.
여기야 여기.
홍홍홍
그냥 즐기는거야.
구석탱이도 재미있지?
꼼지락꼼지락
집으로 가는 길, 몸이 노곤노곤하니 머리가 자꾸만 아래로 내려갑니다. 머리를 창에 대로 작정하고 졸려는 순간, 의자 구석에서 작고 동그란 것들이 움직입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열개의 발가락이예요. 발을 바꿔가며 꼼지락거리는 보들보들 동글동글한 발가락이예요.
슬그머니 웃어요. 그러자 뇌도 긴장했었나 봐요. 뇌의 긴장도 스르르 풀리고요. 목과 어깨도 스르르 내려옵니다. 이완된 상태를 경험해야 긴장했었다는걸 알게 되요.
갑자기 나타난 작은 동그라미 10개가 얼음 땡 해주었어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어느새 또 앞만 보고 달렸나 봐요. 앞서가던 생각의 고삐를 잡고 툭 내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