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의 위로 07
날씨가 추워졌어요. 옷장에서 따뜻한 옷을 고르고 따뜻한 차를 찾아요. 5시면 어둑어둑해져서 하루가 빨리 끝나고요. 어깨를 움츠리고 집으로 돌아오지요. 점심 먹으러 갈까, 일하다 나오면 뜨끈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더라고요. 세상이 점점 무채색으로 변하고 있어요. 정말 겨울이 오나 봅니다.
일하러 간 서촌 어딘가에 홍콩식 면요리 집이 있어요. 조금 일찍 갔는데도 가게 안에 북적거리네요. 지인의 추천으로 시그니처 메뉴 토마토 탕면을 주문했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창 밖에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며 사는 얘기를 해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가슴의 이야기를 하게 돼요. 마음이 미묘하게 흔들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어요. 작고 사소한 마음 풍경을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은 사람과의 점심 시간, 심장이 불그스레한 색을 띄어요.발갛게 통 통 통 살아있는 심장이 되지요. 어느새 얼굴이 미소짓고 몸에 붉은색이 돌아요.
후루룩 짭짭
심장이 통 통 뛰자 토마토 탕면의 색들도 통통 뛰어요.
가슴을 찐하게 우려낸 붉은색이 통통,
그 위에 아무렇지도 않은척 사각거리는 흰색이 통통,
그 위에 지금 이 순간을 가만히 느껴주는 초록색이 통통,
그들을 묵묵히 바라보는 하늘색이 통통,
하늘을 반짝반짝 반사하는 붉은색이 통통,
무채색 마음에 컬러가 채워졌어요. 통통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