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시간

by 연월랑

그날은 여름이었다.
뉴스를 보다가 “오늘 밤 유성우가 보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동생이 먼저 말했다.
“형, 별 보러 갈래?”

잠깐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귀찮기도 했는데,
막상 안 가면 괜히 후회할 것 같았다.

준비도 없이 차를 몰고 나갔다.
도심을 벗어나자 불빛이 점점 줄어들었다.
가로등이 사라질수록 하늘은 조금씩 넓어졌다.

“여기서 보일까?”
“아니, 아직 너무 밝은데.”

그래서 조금 더 갔다.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계속 달렸다.

창문을 내리자 여름 바람이 들어왔다.
낮에 달궈진 도로 냄새랑
풀 냄새가 섞여 있었다.

한참 아무 일도 없었다.
둘 다 말이 줄었다.

“별 안 보이면 그냥 돌아갈까?”
동생이 말했다.

그때였다.

하늘에서 별 하나가 떨어졌다.

“어, 봤어?”
“봤지.”

말은 짧았지만
괜히 웃음이 났다.

그 뒤로 별똥별이 몇 개 더 지나갔다.
생각보다 금방 사라졌고,
사진 찍을 틈도 없었다.

한동안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핸드폰도 잘 안 봤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몰랐다.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다.
라면이랑 음료를 샀다.

차 안은 별 대신 라면 냄새로 가득 찼다.

“별 보러 왔는데 라면 먹으러 온 느낌인데.”
내가 말하자
동생이 웃었다.

창밖 하늘은 어느새 구름에 가려 있었다.
그래도 그날 밤은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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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저녁을 먹다가 동생이 말했다.

“그날 별 봤던 거 기억나?”

“당연하지.”

별 이야기라기보다
그날 밤공기가 먼저 떠올랐다.

“이번 여름에도 가볼까?”
“주말이면.”

예전 같으면 그냥 갔을 텐데,
이제는 서로 일정부터 생각하게 됐다.

별은 아마 그대로일 것이다.
다만 우리가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다음 여름,
다시 그 밤하늘을 보게 된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괜히 웃음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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