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동 8층 25호 세번째

불편한 이중성

by 서연우

간병 3일째

2025.8.22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잠을 잘 자서인지 컨디션이 좋았고
지금은 쇄골 수술 보다 폐가 좋아지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풍선도 많이 불고 많이 걸었다

엑스레이 결과가 잘 나왔는지
교수님이 면담 신청을 하셨다
사고 첫날 폐 상태와 골절된 갈비뼈 7대 날개뼈 그리고 쇄골뼈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뼈도 제자리를 잘 찾아가고 있고
폐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모르는 내가 봐도 전후가 확실히 달랐다
뿌연 상태였다면 오늘 사진은 좀 더 선명하고 어두웠다
혹시라도 구미병원으로 옮길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8월 말까지는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래도 생각했던 거보다 빨리 구미로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후 3시쯤 남편 회사동료들과 창노가 병문안을 왔다
휠체어에 앉아 휴게실에서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눴다.
너무 무리한 걸까?
갑자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호흡기 치료 후
갑자기 고통스러운 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폐에 고여있던 시꺼먼 핏덩어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고인 피가 나와야 폐렴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이고 좋은 현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기침을 함으로써 붙어가는 뼈들이 다시 부서지는듯한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었다.
옆에서 보는 나도 고통이 그대로 전해졌다.
좋아지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수술과 부러진 뼈들은 반드시 정해진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오늘도 나의 환자는,
고통 속에서 밤을 보냈고
좌절하지 않고 버텨온 나의 플랜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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