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가 된 나의 환자
병실의 밤은 일찍 찾아온다. 어르신들이 많은 5인실의 특성상 소등 시간은 엄격했고, 그만큼 병원의 하루는 남들보다 이르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수술 후 맞이한 첫날밤은 안식과는 거리가 먼, 지독한 고통의 연속이었다.
나의 환자는 밤새도록 낮은 신음을 뱉어냈다.
쇄골에 박힌 핀과 부서진 갈비뼈 탓에 어떻게 누워도 불편한지, 그는 밤새도록 몸을 꼼지락거렸다.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었다.
그것은 차라리 처절한 몸부림에 가까웠다.
나는 그저 뜬눈으로 그의 고통을 지켜볼 뿐이었다. 곁을 지키는 것 외에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이 어둠 속에서 무겁게 나를 눌렀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주문처럼 되뇌었지만,
막상 그 시간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밤을 꼬박 지새운 환자의 눈은 판다처럼 퀭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단순히 잠을 못 자서라기보다, 과도하게 투여된 마약성 진통제가 보여주는 서글픈 민낯 같았다. 얼굴과 눈동자에는 옅은 황달기까지 돌았다.
좀비처럼 초췌해진 나의 환자는, 정작 본인이 가장 아프면서도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이 시기만 지나고 나면 다시 괜찮아질 거라고. 고통의 정점에서도 그는 간병인인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흔한 격언을 떠올려 본다.
지금 이 날카로운 통증이 지나가고 나면,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서로를 마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