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동 8층 25호 네 번째

간병인 교대시간

by 서연우

​간병 4일째.

정들었던 병실을 잠시 비워야 하는 시간이 왔다.

구미로 병원을 옮길 때까지 곁을 지키고 싶었지만, 집에 홀로 있을 시우가 걱정이 됐고 중요한 일정(오디션)도 잡혀 있어 어머니와 교대를 결정했다.

오디션은 취소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자기 때문에 나의 꿈을 포기하게 할 순 없다고

무조건 가라는 그의 말에

못 이기는 척 응했다.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수건을 적셔 수척해진 얼굴을 구석구석 정성스레 닦아주었다.

아픈 아이를 떼어놓고 일터로 향해야 하는 엄마의 마음이 이런 걸까?

구멍 나버린 가슴에 찬바람이 숭숭 들이치는 기분이었다.

​며칠간의 밤샘으로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나의 손길이 닿아 할 수 있는 건 다 해놓고 싶었다.

물론 어머님이 오시면 더 잘해주실 거란 걸 안다.


빳빳한 새 시트로 침대를 정리하고 옷도 갈아입혀 주었다.

한결 멀끔해진 모습이 퍽 마음에 들었다.

​오늘도 폐는 좋아지고 있고 이제 시간과 과정이 우리 편이라는 생각에

무겁던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게 했다.


다녀올게란 인사를 하고 마주한

그의 눈빛은 짙은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

오후 하늘은 야속하게도 병캉스의 뷰처럼 눈부셨다.

그 순간,

나의 뺨 위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고통스러운 병상 위에서도

나의 꿈을 먼저 응원해 주는 남편이

벅차게 고마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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