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닭가슴살간장볶음 편

껌딱지 2호의 뜨거운 눈빛

17화 닭가슴살간장볶음 편

“엄마, 오늘 토마토 파스타 먹는 거 맞지? “

아뿔싸! 까맣게 잊고 있었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아들은 자신의 감정을 꽤나 솔직하게 얼굴에 드러내고, 때론 민망할 정도로 정직해 나를 곤란하게 만든다.

장을 봐도 냉장고 문을 열어 보면 어디에 구멍이라도 있는지 식재료가 새어 나가는 것 같다. 그래서 매번 뭘 해먹여야 되나 고민에 빠질 때가 많다.

맞벌이 부부셨던 부모님을 대신해 할머니가 끼니때마다 주방에서 뭘 만드시면서 그렇게 한숨을 쉬셨는데 그 이유를 나이가 들면서 점차 깨닫게 된다. 그 보은을 할머니가 아닌 우리 가족에게 나는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파스타 대신 저녁 메인 메뉴로 닭가슴살간장볶음을 준비했다. 닭가슴살 꺼내면 제일 먼저 내 껌딱지 2호, 복동이가 옆에서 꼬리를 흔든다.

주방에 또 다른 붙박이인 동시에 내 그림자다.

나는 복동이와 함께 부엌에서 지지고 볶다가 삶은 닭가슴살을 찢어 입에 넣어 준다. 더 달라는 저 뜨거운 눈빛, 사랑스럽다.

”다들 밥 먹자. “

복동이가 제일 먼저 식탁 앞에 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