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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코 Sep 27. 2023

25화 두부조림 편

양손이 힘을 합치면 없던 힘도 생기겠지!

25화 두부조림 편


요즘 뜨개로 소품을 만들고 있다. 플리마켓에 도전해 보기 위해 여러 가지 물품을 뜨고 또 뜬다. 며칠 동안  짬나는 모든 시간에 쉬지 못하고 뜨개를 하고 있으니 신체에 여러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독서도 한동안 못하고, 끼니도 대충 해결할 정도니 수공예는 참으로 공이 많이 드는 작업이란 걸 새삼 깨닫는다. 뭐든 쉬운 게 없다. 다만, 내가 하는 이 고된 작업은 서로에게 요구되는 점이 없어 타인과의 갈등이 없다. 얼마나 다행인가!


아주 예전에 할머니 한 분이 새벽이슬을 맞으면서 손수 두부를 만드시는 과정을 TV로 본 적이 있다. 옛 가옥 부엌에서 아궁이에 직접 장작을 때 가마솥에 콩을 삶는 모습이 어렴풋 기억난다. 콩을 직접 맷돌로 가는 그 힘든 여정을 매일 하시며 허리를 제대로 필 겨를도 없었다. 이런 과정이 없이는 맛있는 두부가 나올 수 없다는 고집이 부르튼 손과 ‘ㄱ’로 꺾인 허리로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장인의 맛은 고단하고 힘든 과정을 매일 반복함으로써 탄생하는 것이다. 그 할머니가 만드신 두부맛은 내 머릿속에 상상으로 남겨둬야겠다.


두부 한모가 갖고 있는 수많은 정성은 또 한 번 내 손을 거쳐 요리로 만들어진다. 여러 손들의 힘이 합쳐져 밥상의 반찬으로 당당히 자리 잡을 수 있다.


오늘 남편과 힘찬 하이파이브를 했다. 양손이 힘을 합치면 없던 힘도 생기겠지!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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