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울보 딸, 주말에도 출근하는 바쁜 남편, 비행기 공포증이 있는 나까지. 이 완벽한 쓰리 콤보는 우리 가족을 ‘반강제 국내여행 마니아’로 만들어주었다.
“엄마, 우리 반 민지알지? 걔네 이모 미국 살아서 겨울방학에 미국 간대~ 나도 영어 쓰는 나라로 여행 가고 싶어.”
바쁜 남편과 장시간 비행이 무서운 나, 그리고 딸이 말하는 ‘영어 쓰는 나라’
이 모든 걸 충족하는 곳. 괌이다! 그렇게 10년 만에 우리 가족은 첫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쏟아지듯 내리쬐는 햇빛에 기분이 좋다. 마음 놓고 온전히 해를 즐긴 날이 언제였더라. 10년이란 시간을 보상하듯 가장 좋은 호텔과 렌터카를 예약했다. (물론 우리 가정이 감당할만한 수준 내에서)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없는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고 있자니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고작 하루 전 잠 못 들며 고민했던 걱정거리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아이를 낳고 5박 6일을 꼬박 같이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괌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는 딸. 매년 1번씩은 시간 내서 해외여행을 오겠다는 남편.
마음 한가득 따스한 햇살을 잔뜩 담아 온 겨울, 이번 겨울은 유독 따뜻했다. 다음 여행을 위해 돈 벌러 가야지! (남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