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기도

by 황지윤

지역 신문에 소개된 올 한 해 지역 주민들의 최고의 순간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그중 눈에 들어온 사진 하나.
갓 태어난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아빠의 모습과
“소중한 새 생명이 최고의 순간”이라는 짧은 문장이었다.


그 장면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아이란 부모에게 단지 한 생명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 그 자체가 된다는 것을.


마침 오늘은 크리스마스, 성탄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새 생명을 기뻐하며 찬송하는 날.

그래서 연례행사처럼 아침 일찍 교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독 맑게 갠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과
그에 대비되는 차가운 바람의 온도차가
오늘따라 더욱 또렷하게 느껴졌다.


말씀과 찬양 칸타타로 간단하게 예배를 드리고,
예배가 끝나갈 무렵 목사님께서 한 기도 제목을 전하셨다.

초등부의 한 어린아이가
갑작스럽게 생사를 오가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순간, 나를 포함한 모든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그 아이가 누구인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이름을 마음속으로 되뇌며 간절히 예수님을 찾게 되었다.


12월 25일, 오늘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우리의 구원을 기뻐하는 날이지만
그 생명의 기적이 그 아이에게도
다시 한번 허락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고 싶었다.


돌아보면 나는 늘
나 자신을 위한 기도를 먼저 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하나님이 가장 기쁘게 들으시는 기도는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해 눈물로 올리는 기도가 아닐까,

세상은 결코 나 혼자만으로 살아갈 수 없고,

서로를 향한 연민과 사랑,
그리고 기도가 있어야만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이 느꼈다.


세상의 바람은 차갑고 매서울지라도
그 위에 떠 있는 태양과 달처럼
우리의 길을 지키고 비추시는 존재가 있기에
내가 있고, 사랑이 있음을 믿게 된다.


나의 작은 문장에
공감해 주고 마음을 건네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 문장이 다시 살아 숨 쉬듯,


오늘 내가 이렇게 숨 쉬고 있는 것처럼
그 작은 생명의 숨결도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기적처럼
다시 허락해 주시기를.


그 아이의 부모에게 전부였을 그 세상이
다시 한번 이어지기를,
그 아이가 숨 쉬고, 뛰어놀며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조용히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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