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부러움 속에, 나만의 고통 – 사모님의 상담일지

아직 망하지 않았다.

by 정혜영

아직 망하지 않았다.


남의 부러움 속에, 나만의 고통

– 사모님의 상담일지


상담일지 #09


“남들은 제가 행복한 줄 알아요.
근데 저… 사실은 하루하루 무너지고 있어요.”

그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습니다.
단정한 옷차림, 관리가 잘 된 피부, 부드러운 말투.
누가 보아도 안정된 가정의 여유로운 사모님.
하지만 상담실에 들어선 그녀의 눈은 오래 울다 지친 듯 붉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중견기업의 대표입니다.
유능하고 사람들에게 신뢰도 높은 인물.
하지만 그 남자는 세 번째 바람을 피웠습니다.

“이젠 제가 여자로 안 보이나 봐요.”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습니다.
한때는 사랑했고, 신뢰했고, 함께 아이 셋을 낳았던 사람.
지금은 그의 존재 자체가 상처로만 남아 있습니다.

이혼을 고민하지만,
아이들이 걸립니다.

첫째는 중학생,
둘째는 초등학생,
막내는 유치원생.

“이 아이들을 어떻게 데리고 살아가죠…?
그렇다고 이대로 살 수도 없고요.”

돈이 없어 힘든 게 아니라,
마음이 병든 삶이 더 고통스럽다는 그녀.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나 지금 힘들다” 말하지 못합니다.
왜냐고요?
“다들 제가 부러울 거라 생각하니까요.”




상담자의 한마디


“눈에 보이는 풍요가 마음을 지켜주진 않아요.”
사람들은 당신의 명품 가방을 보며,
아이 셋을 잘 키우는 아내의 모습만 보며,
‘부럽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정작 당신 자신은
오늘도 견디고 있고,
혼자 속이 타들어가고 있잖아요.

당신이 약한 게 아니에요.
그저 너무 오래, 혼자 버텨온 거예요.

지금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당신의 고통은 반드시 말해도 된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아무도 몰랐던 사모님의 눈물,
이제는 나 혼자만 감당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미소 짓는 여성.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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